(영상)"밟아버린다" 중증 장애인 학대·폭행한 시설 직원

by정시내 기자
2022.04.13 22:34:41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장애인 시설 직원이 중증 장애인들을 10년 넘게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MBC
13일 MBC는 지적 장애인 30명이 생활 중인 경북 안동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 직원이 장애인을 폭행하고 학대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이를 단독 보도했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방구석에 앉아 있는 장애인에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밟아버린다. 밟아버린다”라고 말했고 장애인이 소리를 지르자, 머리를 벽으로 밀쳤다. 또 다른 영상에는 같은 장애인이 무릎을 꿇고 뒷짐을 진 채 벽에 이마를 대고 있었다. 또 다른 날 남성은 옷을 벗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는 장애인에게 마구 발길질을 했다.

이 광경을 보고 있는 동료 장애인들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사진=MBC
폭행을 당한 30대 남성은 정신연령이 서너 살도 안 되는 중증 지적장애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인 직원 박 모 씨는 이 시설 이사장의 처조카였다.

대부분 장애인들은 가족과의 왕래가 뜸했고, 의사 표현이 어려워 이런 학대사실을 외부로 알릴 수 없었다. 일부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무시됐다.

시설 직원은 “생활관에 열 번을 들어오면 한 최소 여덟 번 정도는 그런 식으로 다 (폭행)했었다. 그냥 자기 눈에 거슬린다거나 그럴 때”라고 말했다.

시설 관계자들은 장애인들이 벌어온 급여까지 가로챘다. 지자체는 매년 이 시설에 대해서 점검을 해왔지만, 그때마다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장애인 권익옹호기관은 직원 박 씨를 분리 조치했고, 이사장과 여동생 등을 상대로 횡령과 학대 정황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