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 '안희정 당 대표 만들자 '제안했다" 주장(종합)

by송승현 기자
2018.11.28 17:13:40

"흥미 느껴 동의…김 지사와 관계 이어가"
보좌관에 뇌물 준 이유로 "안 지사 일 돕는 동지라 생각"
특검, 드루킹 징역 10월·보좌관 한씨 징역 8월 구형

법정 향하는 드루킹 김동원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김경수 경남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드루킹’ 김동원씨(49)씨가 김 지사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를 당대표로 만들고 싶어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성창호)는 드루킹 김씨 일당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씨는 이날 피고인 증인신문 과정에서 “2017년 6월 7일 김 지사를 만났을 적에 이전에 올렸던 대통령 보고서가 당시 문 후보에게 제대로 들어갔는지 먼저 확인했다”며 “저희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 관련해서 거절하는 것으로 얘기됐다고 하길래 상당히 기분이 나빳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정부와 특별히 추진할 게 없구나 생각했었는데 곧바로 김 지사가 ‘안 지사를 당대표로 만드는데 그 부분을 도와주면 어떻겠냐’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김씨 주장에 따르면 김 지사는 “안 지사가 당내 조직 기반이 없으니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이 안 지사에게 가서 도움을 주면 어떨까”라고 얘기했다. 김씨는 “거기에 흥미를 느껴 동의하고 그 뒤로도 김 지사와 관계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6월 김 지사 보좌관인 한씨와 술집에서 만나서도 이같은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씨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안 지사 관련된 일 추진하면서 한씨하고도 일을 같이 해야 해서 자리를 만들었다”며 “이 자리에서 한씨는 문 대통령이 (차기) 대선 구도를 안 지사와 김 지사가 최종경선에서 올리려 한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김씨는 한 씨가 대선 직후 청와대로 들어가기로 돼 있었으나 그러지 못해 김 지사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고, 정치에 환멸을 느껴 자신들의 산채에 들어오고 싶다는 얘기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한씨에게 500만원을 준 이유에 대해서는 “안 지사를 돕는데 의기투합해야 했고 동지라고 생각했고 어렵다고 하소연하길래 줬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한씨 측 변호인은 “한씨에게 돈을 준 것이 업무 관련성이 없었다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이같이 말을 하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한씨도 최후 진술을 통해 “김씨가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저를) 파렴치범으로 몰아간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한편 이날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드루킹 김씨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특검은 함께 기소된 ‘성원’ 김모씨에게는 징역 6월, ‘파로스’ 김모씨에게는 징역 4월에 추징금 5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아울러 김 지사 전 보좌관인 한모씨에게는 징역 8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씨 일당에 대한 선고는 관련 재판과 병합해서 하기로 했다. 한씨에 대해선 내년 1월 4일 오후 2시 별도로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