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관계 맺기’ 는 나를 증명하는 것부터..카카오의 '구독' 변신

by김현아 기자
2020.11.18 17:23:43

모바일 메신저에서 디지털 신분증 품은 새로운 관계맺기로
전문성과 다양화 추구하는 콘텐츠 구독경제
카톡 채널, 비즈니스 플랫폼으로..렌탈·정기배송 진출
그래도 핵심은 메신저..비대면 시대 극복 도울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조수용(션)카카오 공동대표
▲여민수(메이슨)카카오 공동대표
▲왼쪽부터 조수용·여민수(션·메이슨) 카카오 공동대표


10년 전 이동통신 회사의 유료 문자 시장을 파괴하며 등장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앞으로의 10년은 모바일 세상에서 나를 증명하고 표현하는 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관계 맺기에 도전한다. ‘디지털 신분증’을 이용해 카카오톡에서 상품과 콘텐츠를 구독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조수용·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18일 개발자 컨퍼런스인 ‘if(kakao)2020’ 첫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신분증 지갑’, ‘콘텐츠 구독’, ‘상품 구독’, ‘멜론 트랙제로’ 등 준비 중인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조수용 ·여민수 공동대표는 회사에서 션과 메이슨으로 불린다. 션(조수용)과 메이슨(여민수)가 CEO로 선임된 것은 2018년 3월. 올해 3월 재신임받았다. 2017년 1조9700억원이던 카카오 매출을 2018년 2조4170억원, 2019년 3조898억원으로 급성장시킨 덕분이다.

둘은 의사결정을 할 때 충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조 대표는 “공동체(계열사)간 이슈들이 엮인 게 많아 의견 나누기를 많이 한다. 저와 메이슨간 충돌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했고, 여 대표는 “회의가 잡히면 션과 저는 사전 토론자 입장에서 견해를 주고받고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만들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저희 이야기가 회의에서 무시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 조 대표는 새로운 관계 맺기의 시작은 디지털 신분증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커넥트 에브리씽(Connect Everything),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술의 연결에 집중했고 택시, 결제, 은행, 쇼핑 등 생활 영역에서 활동했는데 10주년을 맞아 우리의 기술과 플랫폼을 활용해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어떻게 더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지 고민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관계 맺기의 기본은 나를 표현하는 것, 나를 증명하는 것이어서 톡 안에 디지털 신분증을 담을 지갑이라는 공간을 준비했다”고 했다.

온전히 내 공간인 카카오톡에 신분증·자격증·증명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보고 싶은 뉴스 등 콘텐츠도 보고, 안마 의자도 렌탈하고, 신생 뮤지션의 미공개 앨범 노래도 듣는 게 카카오가 만들려는 서비스다.

파워 블로거나 유튜버 등도 내년 상반기 선보일 콘텐츠 큐레이션을 통해 스스로 에디터가 돼 나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삶에 대해 서비스할 수 있다. 이용자들도 여러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중 내 취향에 맞는 카톡 채널을 골라 순위나 위치 등을 조정해 보드 형태로 ‘나만의 신문(화면)’을 제작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동영상도 가능하나 넷플릭스 같은 건 아니다”라면서 “콘텐츠 발행을 통해 후원이나 월정액을 받기를 원하는 작은 유료 구독 모델도 플랫폼으로 준비했다. 좋은 콘텐츠가 많고, 익숙하고, 전문가분들이 계신 미디어에서는 좀 더 창의적으로 활용하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조 대표가 취향 저격 콘텐츠 큐레이션에 관심이 있다면,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 톡채널을 콘텐츠 생산자, 큐레이터, 비즈니스 수행자 등에게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게 관심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기업들이 예약, 구독, 배달, 티켓 예매 등 목적에 따라 템플릿을 선택해 카톡 채널에서 쉽게 사업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준비 중이다.

일단 카톡 채널을 기반으로 한 ‘상품구독’ 서비스를 19일부터 새롭게 시작한다.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 렌탈을 시작으로 연내 바디프랜드, 위닉스, 한샘 등을 순차로 진행한다. 여 대표는 “구독서비스를 제조사 관점에서 보면 편리해야 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가 잘 갖춰져야 구독화가 가능한데, 카카오톡은 개인인증이나 신용정보 조회 등의 비대면으로 이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여 대표는 상품 구독의 미래에 대해 “동네에 자주 가는 커피하우스가 있다면 구독해서 매일 결제하지 않고 이용하거나 구독권 자체를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하는 그런 전개를 기대한다. 중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카카오톡 연결이 무거워지거나 복잡해질 가능성은 없을까. 여 대표는 “카카오톡의 가장 핵심 기능은 메시지 수발신이다. 모든 서비스를 새롭게 준비하거나 추가할 때 메시지의 수발신이 지체 없이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추진한다. 본연의 핵심을 해치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수십 번, 수백 번 테스트 한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디지털 신분증과 구독경제 진출을 말씀드린 것은 더 수익을 내려는 목적도 있지만, 비대면 시대를 도우려는 마음도 많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국민들 요청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