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속 선방…국산 신약 역사 쓰는 CJ '케이캡정' 3대 성공비밀

by노희준 기자
2020.03.19 16:23:00

1월 47억원, 2월 48억원 처방...11개월 누적 359억
새로운 작용 기전 효과·복용 편의성 높이고
잔탁 퇴출로 시장 재편 속 종근당과 손잡고 빠른 침투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한국콜마(161890) 계열사인 씨제이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이 국산 신약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달 발매 1년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359억원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64억원의 원외처방액으로 국산 신약 발매 첫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후 1년만에 400억원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원외처방액이란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 처방을 받아 병원 외부에서 구매한 약의 실적을 집계한 수치로 전문의약품 매출을 분석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16일 씨제이헬스케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케이캡정은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기준으로 1월 47억원에 이어 지난 2월 48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캡정은 지난해 3월 출시 후 연말까지 26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월 평균 27억원 가량이 처방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성질환 치료제로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후폭풍을 다소 빗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케이캡정은 지난해 3월 판매 개시 이후 지난달까지 11개월간 총 359억원의 원외처방액으로 국산 신약 발매 11개월 동안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케이캡정은 우선 새로운 작용기전으로 제품의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위장약의 여러 작용 기전 중 최신 작용 기전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기전으로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기전의 한계를 넘어섰다. 케이캡정은 기존 약물보다 약효가 빠르고 야간 위산 과다 분비 차단에도 효과적이다.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것도 케이캡정의 장점이다.

특히 ‘불순물’ 검출로 지난해 위장약 시장이 재편된 상황도 케이캡정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지난해 9월 잔탁 등 라니티딘 제품이 발암 우려 물질 검출로 위장약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씨제이헬스케어가 상위 제약사 종근당과 함께 공동판매에 나서 기존 시장의 균열된 틈을 공격적으로 비집고 들어간 점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케이캡정은 치료 대상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의 보폭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소화성 궤양이나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의 헬리코박터파일로리 제균 치료에도 쓸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씨제이헬스케어 관계자는 “케이캡 역시 코로나 영향을 받았지만 신약효과가 어느정도 방어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등 케이캡정의 추가 적응증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