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장' 윤 총경 빅뱅 티켓 받았다…금품 정황은 아직

by황현규 기자
2019.04.01 14:03:22

윤 총경, 김영란법 추가 입건…승리로부터 티켓 받아
경찰 "윤 총경, 골프장·식당 특정…누가 돈 냈는지 수사 중"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을 빚은 가수 정준영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했다. 오른쪽 사진은 이날 오후 성 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빅뱅 전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 등의 경찰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일명 ‘경찰총장’으로 불리던 윤모 총경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윤 총경이 승리에게 빅뱅 콘서트 티켓을 받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경찰은 유착 의혹의 핵심인 금품 수수 등과 관련해 아직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총경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번 김영란법 적용은 윤 총경이 빅뱅 콘서트 티켓 등을 승리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부인과 별개로) 본인이 티켓을 받은 것도 있다”며 “2018년도에 승리가 빅뱅 콘서트 티켓 3장을 줬다”고 밝혔다. 해당 콘서트 티켓은 승리의 매니저 등을 통해서 윤 총경에게 전달됐으며 승리도 사실을 인정했다.

윤 총경은 경찰 유착의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의 대화에서 윤 총경은 경찰총장으로 불렸다. 승리 등은 지난 2016년 7월 “옆 업소가 우리 업소의 내부를 찍어 제보했으나 경찰총장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후 버닝썬과 관련해 수사가 진행되면서 경찰총장은 경찰청 소속 윤 총경이며 유 대표가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총경은 실제 승리와 유 대표가 강남에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직원에게 수사상황을 물어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윤 총경과 강남경찰서 팀장급 직원 A씨, 해당 사건 수사관 B씨 등 3명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윤 총경뿐 아니라 부인 김 경정도 FT아일랜드 최종훈(29)으로부터 케이팝(K-POP)콘서트 티켓 3장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경찰 소환 조사에서 김 경정은 지난해 8월 18일에 열린 말레이시아 케이팝(K-POP) 공연티켓 3장을 현지매표소를 통해 건네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경찰 유착의 핵심으로 볼 수 있는 금품 수수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경찰 수사에 속도가 나지 않는 모양새다. 현재 경찰은 윤 총경과 유 대표 사이에 골프와 식사 자리가 있었다는 정황만 포착했을 뿐 △골프비 △식사비 △돈 거래 등을 여전히 확인 중이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둘이 골프를 친 골프장과 식사를 했던 식당을 최근 특정했다”면서도 “돈을 누가 냈는지 등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해당 골프장과 식당과 관련해 결제 내역 등을 압수수색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수사에 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윤 총경-유 대표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 △주고받은 문자가 없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식사 횟수와 장소, 시기 등 윤 총경과 유 대표의 진술이 다르다”며 “이를 좁히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둘 사이)문자를 주고받지 않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자가 있다면 쉽게 수사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