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난 손정의 회장 “세계가 ‘한국 인공지능’ 투자하도록 돕겠다”

by김성곤 기자
2019.07.04 18:01:39

4일 재일동포 사업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접견
예정된 시간 훌쩍 넘겨 1시간 30분 접견…한일관계 현안 언급 없어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재일동포 사업가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세계가 한국의 인공지능(AI)에 투자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을 예방해 문 대통령과 접견을 가진 자리에서 이른바 AI 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접견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세계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인 손 회장으로부터 혁신성장 추진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마련됐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한일관계 개선 방안 등은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후보 시절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를 방문, 손 회장을 만나 아시아슈퍼그리드 구상을 듣고 큰 영감을 받았던 것을 언급하면서 반갑게 맞았다. 손 회장은 이에 “아시아슈퍼그리드를 기억해준 데 대해 감동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동북아슈퍼그리드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며 동북아철도 공동체가 동북아에너지공동체로, 그리고 동북아경제공동체로, 다자안보공동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2벤처 붐 가속화를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했다.



손 회장은 AI가 가져올 인류 최고 수준의 혁명적 변화를 전망하면서 “한국도 세계 1등 기업에 투자해라. 이것이 한국이 인공지능 1등 국가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하면서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은 다른 사람들이 해도 되지만 대통령은 비전을 갖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며 비전 제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손 회장이 김대중 대통령 당시 초고속인터넷망 필요성과 노무현 대통령 당시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조언했었다”며 “그것이 당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손 회장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초고속 인터넷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현재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모바일 인터넷 세계1위 국가로 성장하고 수많은 IT우수 기업이 배출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1인당 GDP가 일본이 1.2배, 미국이 1.8배 성장할 동안 한국은 3.7배나 성장한 것은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과감하고 시의적절한 투자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접견은 예정된 시간 40분을 훌쩍 넘겨서 오후 3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소트프뱅크 측에서 카츠노리 사고 부사장과 문규학 고문이, 우리 측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