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뭉쳐야 산다”… 연대 카드 꺼낸 野 후보들
by김기덕 기자
2018.05.28 17:21:01
여권 초강세 지역 한국당·바른미래 후보 간 연대 ‘솔솔’
충북·서울 지역 등 거론되지만… “이해관계로 쉽지 않아”
투표용지 인쇄 후 단일화 나설 경우 사표 발생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6.13 지방선거가 2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야권 후보들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일부 지역에서 막판 뒤집기를 위해 야권 후보들이 최후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후보 간 단일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정치적 이해관계의 간극이 상당한데다 보수 결집이라는 상징성 측면에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 이시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경국 자유한국당, 신용한 바른미래당 충북지사 후보가 지난 24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충북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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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치권에서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에 충북 지사 선거에 나서는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대적할 강력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박경국 한국당 후보와 신용한 바른미래당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신 후보는 한국당에서 한때 박 후보와 지사 후보를 놓고 경합을 벌이다 탈당, 바른미래당으로 적을 옮겨 이같은 설득력에 힘이 실린다. 다만 양측이 단일화와 관련 쟁점 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상안은 만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단일화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미 두 후보는 소속정당이 달라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당내 절차도 거쳐야 하고, 구체적으로 누구를 후보로 내세울 지 결정된 바가 없어 선거 직전까지 가봐야 알 거 같다”고 말했다.
당초 단일화 논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대전이다. 대전시장에 출마한 박성효 자유한국당 후보와 남충희 바른미래당 후보는 이미 지난주 단일화를 위한 실무협상단을 꾸려 논의를 진행했다. 다만 29일 대전시장 선거 투표 용지 인쇄를 하루 앞둔 이날 오후까지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단일화 협의는 결렬됐다. 박성효 후보측 관계자는 “결국 연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쉽게 됐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는 야권 전체에 대한 결집 의지는 남아있다.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자유한국당,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부터)가 지난 22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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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관심을 받는 지역은 지방선거의 ‘꽃’으로 꼽히는 서울이다. 이 지역은 당초 ‘1강(박원순 민주당 후보)·2중(김문수 한국당 후보·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됐던 선거 판세가,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박 후보의 초강세로 굳어지자 단일화 가능성이 연일 선거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중앙일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8~19일 서울시 거주 유권자 819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 후보는 51.2%, 김 후보는 13.6%, 안 후보는 15.5%를 기록했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가 당장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나 본인의 정치적 입지 등을 고려해 단일화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에 여러 전략적인 이해관계가 엉켜 있다. 사실상 두 후보가 합의하에 야권 대표선수로 나서기 보다는 한 후보가 사퇴하는 형태로 자연스레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팍의 시각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단일화 바람이 불고 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청장 선거에 도전하는 장영철 자유한국당 후보와 김상채 바른미래당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당초 이 지역은 보수정당 후보가 독점할 정도로 보수색채가 강한 곳이지만, 재선을 했던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한국당 소속)이 업무상 횡령과 직원남용 등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되면서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 두 후보는 보수 대통합을 위한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협상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보수진영의 단일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당 간 이해관계도 무시할 수 없어 예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며 “투표용지 인쇄 후에 사퇴를 하게 되면 사표가 발생, 단일화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