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태양광 돌파구인데…美 테슬라발 가격파괴 우려

by김성진 기자
2026.02.02 15:27:54

3년간 태양광 설비 100GW 확보
공급 확대에 가격 하락 가능성
“현실성 낮다” 반론 속 업계 촉각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미국 시장을 돌파구로 삼아온 국내 태양광 업계에 새로운 변수로 ‘자국발(發) 가격파괴’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을 필사적으로 막아왔는데,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100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생산능력 확보 가능성을 시사하며 공급과잉 리스크가 떠오른 것이다. 다만 현 시점에서 원자재 조달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100GW 규모의 태양광 설비 생산이 비현실적이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태양광 패널 모습.(사진=한화솔루션)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표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퍼스트솔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85달러 수준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225달러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대규모 태양광 제조 계획을 발표하며 10.18%의 큰 폭의 하락을 겪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향후 3년 내 100GW 규모의 태양광 제조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현재 미국 전체 태양광 설치량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규모다. 블룸버그신에너지금융연구소(BNEF)에 따르면 올해 북미 태양광 설치량은 62GW로 예상된다. 테슬라의 공격 투자가 현지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저가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고율 관세와 통관 규제를 강화해 왔다. 금지외국기관(PFE) 정책을 통해 중국산 제품의 자국 유입을 막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낸 것과 달리, 미국 태양광 업체 퍼스트솔라는 조 단위 이익을 시현하기도 했다. 한국 태양광 업체들 역시 이같은 정책에 힘입어 상대적인 반사효과를 누려왔다.

하지만 테슬라의 대규모 증설이 현실화할 경우 태양광 시장이 치킨게임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시장을 확장하는 테슬라가 태양광 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태양광 업체들 역시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3년 내 100GW 규모의 태양광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계획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방향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중국산 태양광 폴리실리콘은 연간 약 11만톤(t) 규모고, 이를 태양광 설비용량으로 환산하면 38GW 수준”이라며 “만약 테슬라가 3년 내 100GW 규모의 생산 체계를 갖추려면 중국산 소재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