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AI 동맹' 닻 올린다…中 딥시크 대항 전선 구축
by조민정 기자
2025.02.04 17:52:50
'이재용-올트먼-손정의' 전격 회동
中 딥시크 충격 속 스타게이트 협업 모색
이재용 항소심 무죄 하루 만에 경영 행보
[이데일리 조민정 윤정훈 기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삼성과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회장이 중국발(發) 딥시크 충격파 와중에 전격 회동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급’ AI 투자 청사진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띄운 만큼 중국에 맞선 한미일 AI 동맹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왼쪽)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올트먼 오픈AI CEO와 3자 회동을 한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 회장의 오른쪽은 르네 하스 Arm CEO.(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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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회동을 진행했다. 올트먼 CEO가 전날 밤 무박 2일 일정으로 입국한 이후 손 회장이 극비로 한국을 찾아 성사된 ‘깜짝 만남’이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갖고 있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 역시 함께 했다. 이번 회동은 이 회장이 사실상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이후 하루 만에 이뤄진 글로벌 협업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모았다.
주요 화두는 스타게이트였다. 이는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 3사가 합작 벤처(JV) 형태로 미국 내 AI용 데이터센터 건설에 최대 5000억달러(약 730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골자다. 중국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AI 패권 프로젝트다.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삼성에 스타게이트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스타게이트 공급망에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윈윈’이라는 평가가 많다. AI 판이 바뀔 수 있는 전환기에 선제적으로 협업하면 AI 반도체, AI 기기 등에서 사업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 TV, 가전, 스마트폰, PC 등 주요 전자기기 사업까지 하는 회사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트럼프 주도의 프로젝트에 동참하면 미국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길 것”이라고 했다.
올트먼 CEO는 이 회장과 만남 외에도 이날 내내 광폭 행보를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메모리에 대해 집중 논의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또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만나 AI 서비스 상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픈AI가 국내 기업과 맺은 첫 전략적 제휴다. 올트먼 CEO는 이와 함께 “한국의 국가AI컴퓨팅 센터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정부가 민간과 협력해 설립하는 업그레이드 버전의 데이터센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