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CVC, 英 스미스그룹 공항 보안 스캐너 사업부 인수
by김연지 기자
2025.12.04 15:43:02
CVC캐피털파트너스, 3.9조원에 스미스디텍션 인수키로
경쟁사 없고 현금흐름도 안정적…시장 미리 선점
CVC, 최근 2년 사이 카브아웃 딜만 16건 진행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유럽 사모펀드운용사 CVC캐피털파트너스가 영국 스미스그룹의 공항 보안 스캐너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했다. 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공항·국경 보안 장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스미스디텍션을 20억파운드(약 3조 9311억원)에 인수하기로 스미스그룹 측과 합의했다.
스미스디텍션은 전 세계 공항·항만·국경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 및 CT 기반 보안 검색장비를 공급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하지만 스미스 그룹 내에서는 비핵심 사업부로 취급되면서 카브아웃 매물로 나오게 됐다.
이번에 스미스디텍션을 시장에 내놓은 스미스그룹은 170년 역사의 영국 산업기술 기업으로, 산업용 씰링·유체제어 등을 핵심 사업으로 한다. 올해 초 행동주의 투자자가 사업부 정리를 요구한 이후 그룹은 비핵심 사업을 잇달아 정리해 왔다. 실제 스미스그룹은 지난달 전자부품 사업부를 13억파운드에 매각했으며, 의료기기 사업부도 2022년 ICU메디컬에 넘겼다.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운영 구조를 개선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이번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분사 후 비용 구조 재정비와 공급망 최적화, 장비 유지보수 서비스의 마진 확대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CVC 측 입장이다.
CVC캐피털파트너스는 특히 공항 및 국경 보안 장비는 장비 인증에만 수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경쟁자의 신규 진입 자체가 어렵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여기에 장비의 교체 사이클이 5~10년 주기라는 점에서 수익 변동성이 낮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스미스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지난 11월 착수한 10억파운드 규모 자사주 매입에 이어 주주환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로 CVC캐피털파트너스는 최근 2년 사이 총 16건의 카브아웃 딜을 성사시킨 운용사로 거듭나게 된다. 회사는 앞서 미국의 전문의약품 회사 멀린크로트로부터 산하 사업부인 세라코스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한 대형 보험사로부터 주택보험 플랫폼 사업부를 인수했다. 전 세계 대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확산되는 가운데 카브아웃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온 셈이다.
한편 이번 거래는 규제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2026년 하반기 중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