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서방국가, 코로나19 대응 한국에 배워라"
by김나경 기자
2020.03.17 18:23:40
한국, 뛰어난 검사역량과 시민들 자발적 협조 돋보여
과거재난으로 위기의식 높아져.. 신기술 규제도 완화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이 지속되면서 전세계가 한국과 대만의 초기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CNN과 BBC, 워싱턴포스트(WP) 등이 한국의 코로나19 억제 노력을 치켜세운 가운데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에 합류했다.
16일 FT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과거 재난을 교훈삼아 위기대응 체질을 바꿨고, 그 덕에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는 데 주목했다.
한국은 검체검사 역량과 확진자 실시간 안내서비스, 의료 인프라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힌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기술이 대표적. 스마트폰에 실시간 전송되는 재난문자와 지역별 확진자 공개 시스템 등은 방역 확산에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최소 27만건의 검체검사를 실시했으며, 정부 당국과 지자체에서는 실시간으로 재난문자를 보내고 정기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다.
감염병 등 사회재난 관련 정책기반이 마련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한 점도 한국 모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으로 언급됐다. 새로운 테스트 키트를 개발하려면 복잡한 규제를 통과해야 하는데, 메르스 유행 이후 규제정책이 일부 완화돼 신청부터 시판까지 2주 정도면 가능하다.
한국의 시민의식에 대해 FT는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권위주의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 △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한 면을 할애해 한국과 대만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분석, 서양 국가들에 더 나은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파이낸셜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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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대만의 대응 사례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대만은 중국과 가장 교류가 많은 나라 임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59명, 사망자는 1명 발생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FT는 “사스 이후 대만에서는 의료 전문가그룹 의장이 각부 장관과 같은 서열을 가지게 됐다. 바이러스 억제에 정치가 개입할 여지를 제도적으로 차단했다”고 분석했다.
해외 수출을 금지하고 IT기술을 적극 활용한 대만의 마스크 유통 모델도 언급됐다.
이밖에 일본은 남에게 피해주기 싫어하는 관습과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돼 있다는 점, 홍콩과 싱가포르는 초기에 휴교령을 내리고 상점 폐쇄조치를 시행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싱가포르는 격리조치를 어길 경우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 조항을 두고 있다.
데일 피셔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서양의 선진국들은 이미 충분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서양과 아시아의 가장 큰 차이는 ‘경험이 있고 해냈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 △ 16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근처 웨스트팜 비치에서 의료진이 한 여성의 검체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검사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제공=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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