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해외권역장들 다 모았다…내주까지 '트럼프2.0' 전략 논의

by정병묵 기자
2024.12.12 16:31:42

러시아 제외 8개 권역본부장 회의 내주까지 개최
새 현대차 CEO 호세 무뇨스 북미권역장도 입국
장재훈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이 회의 챙겨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현대차그룹이 이번주부터 다음주까지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한다. ‘트럼프 2.0’ 시대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리더들이 머리를 맞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이번주부터 다음주 초까지 각각 8개 권역 본부장들을 모아 회의를 개최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한국법인을 비롯해 △북미 △중남미 △유럽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인도 △중국 △러시아 등 총 9개 권역본부를 두고 있다. 우크라이나전 여파로 사업을 철수한 러시아는 제외됐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사장(사진=현대차)
송호성 기아 사장(사진=기아)
현대차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호세 무뇨스 사장(북미권역본부장)은 이미 입국해 11일 한국 직원들과 만나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11일 무뇨스 사장의 북미권역본부장 후임으로 선임된 랜디 파커 현대차 새 미국법인장도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권역본부장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 번씩 여는 정례회의다. 해외 주요 거점별 판매실적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작년에는 몇몇 핵심 권역본부장만 참석했지만 올해는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권역본부장이 참석했다.

현대차는 이번 해외 권역본부장들 회의 개최를 위해 인사를 당초 20일께에서 10일로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최근 국내 정세나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 등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 지연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관세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정의선 회장이 주재하는 전체 회의는 없이, 지난달 완성차 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한 장재훈 사장과 기아 송호성 사장이 직접 각 권역별 회의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일 인사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실장을 겸직하게 된 장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사업·전략 최적화를 통해 성과 극대화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권역 회의 외에 각 권역 간 회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인접 권역의 시장 상황과 판매 전략 등을 공유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토요타,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세계 판매량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내년 2위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영업이익에서는 이미 2위다. 올해 3분기까지 현대차그룹의 누적 영업이익은 21조3681억원으로 2위인 폭스바겐그룹(19조3557억원)을 크게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이미 각 권역별 양자, 3자 등 회의가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회의 장소도 서울 양재동 본사뿐만 아니라 연구소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이뤄지는 중”이라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쓴 현대차그룹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효율적인 논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