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해경 헬기 동체 인양, 12일 부산 도착

by문승관 기자
2022.04.11 20:23:22

블랙박스 수거…부산 해경 정비창으로 이송 중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동중국해 해역에서 실종된 한국인 선원 구조를 위해 출동했다가 추락한 해경 헬기(S-92)가 사고 나흘째인 11일 인양됐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블랙박스도 수거됐다.

11일 오후 해군과 해경이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370㎞ 해역의 수심 57m 해저에 있는 사고 헬기 동체를 인양하고 있다.(사진=해양경찰청)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이날 해군 광양함이 오후 1시49분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370㎞ 해역의 수심 57m 해저에서 추락한 해경 헬기 동체를 인양해 갑판 위에 올렸다고 밝혔다.

해군은 지난 9일 오전 4시께 사고 해역에 도착해 수중탐색장비(ROV)로 해저 약 58m 지점에 있는 사고 헬기 동체를 확인했다. 같은 날 실종자인 정비사 차주일 경장 시신을 인양한 이후 해군은 동체 인양 작업에 집중해왔다. 그 과정에서 와이어가 끊어지는 등 작업상 어려움도 있었지만 사고 나흘 만인 이날 동체 인양에 성공했다. 해경 사고조사위원들은 추락 헬기 동체에 설치돼 있던 블랙박스를 수거했다. 광양함은 오후 4시 부산으로 출발했으며 헬기 동체는 12일 저녁 8시 부산 다대포 해경 정비창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블랙박스 분석 등 사고 원인 조사는 국토교통부 항공사고철도조사위원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사고 해역의 기상 여건은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해저에 펄이 많아 잠수요원이 와이어를 연결하는 등 수중 작업이 수월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과 해군은 헬기가 추락할 때 충격으로 동체와 분리된 꼬리 부분은 이날 인양하지 못했다. 꼬리 부분 인양작업은 나중에 일정을 잡아 추진하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해역 파도가 높아 추가로 헬기 꼬리 부분까지는 인양하지 못했다”며 “현재 꼬리 부분이 침몰한 지점은 파악된 상태로 추후 날씨 좋은 날 추가로 인양 작업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오전 1시32분 공해상인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370㎞ 해상에서 남해해경청 항공대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4명 중 부기장 정두환 경감, 정비사 차주일 경사, 전탐사 황현준 경사가 순직했으며 기장 최 모 경감은 부상으로 제주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헬기가 해경 3012함에 구조대원 6명을 내려준 후 부산으로 향하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헬기가 지난 7일 오전 10시 대만 서쪽 약 30㎞ 해상에서 예인선 ‘교토 1호’의 조난 접수 후 수색·구조를 위해 급파돼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 박제수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은 “헬기가 3012함정을 이륙한 지 30~40초 만에 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탑승자 수색에 나서 3명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