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들 만난 구현모 KT “케이블TV M&A 신중..기존 사업 강화”
by김현아 기자
2020.03.24 17:28:34
통신 본업 경쟁력 키운다..대형 M&A는 부정적
케이뱅크 규제 개선 기대감 드러내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안 한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30일 KT 주주총회를 앞두고 구현모 대표이사(CEO) 후보자(사장)가 지난 17일과 19일 통신 쪽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구 후보자가 KT의 경영 방향과 비전을 밝혀 시장에 메시지를 주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24일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구현모 KT CEO 후보자는 ▲통신과 미디어 같은 본업에 충실하면서 비핵심 사업은 탄력적으로 조정 여부를 판단하고 ▲케이블TV회사 인수합병(M&A)처럼 규모가 큰 M&A는 별 관심이 없으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지만 내년부터 자연 퇴사가 시작돼 인건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A씨는 “(구 후보자는) 이동전화, 초고속, IPTV 같은 통신에 근간을 둔 사업에서 가입자당매출(ARPU)을 올려 매출을 일으키겠다고 했다”면서 “케이블TV M&A는 왜 좋은지 모르겠다. M&A로 인한 효과가(먼저 M&A를 한 회사들에서)증명돼야 하지 않겠냐는 톤이었다”고 전했다.
일부 매체가 보도한 BC카드나 케이뱅크 등 자회사 매각 언급에 대해서는 “자회사를 당장 구조조정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쓸데없는 신 사업을 벌이지 않겠다는 의미였다”면서 “자회사 쪽은 다시 들여다봐서 성장시키거나 비싸게 산다는 사람이 있으면 매각하거나 스몰 M&A하거나 하는 등 여러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구 후보자는 케이뱅크에 대해 (산업자본의 대주주 적격 심사 시 공정위 관련 제재를 없애는) 법안이 통과돼 대주주 인가를 기대 하더라. 당장 BC카드나 케이뱅크를 매각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면서 “이런 자회사 전략은 SK텔레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는 구 후보자가 ‘매출은 정체됐는데 인건비 비중은 경쟁 통신사들보다 높아 비용이 비탄력적인 KT에 대한 주식 시장의 우려’에 본업(통신과 미디어)에서의 매출 증대로 시장 가치를 높이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 B씨는 “구 후보자는 내년부터 임직원의 3% 정도 되는 인력이 자연 퇴사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도 인건비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매출을 키우고 비용은 통제하면 이익도 늘고 배당도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KT는 매년 하던 그룹사 정기 공개채용 대신 인터넷 기업들처럼 수시 채용 형식으로 인사제도를 바꾸기로 하고 세부 안을 추진 중이다.
B씨는 “이석채 전 회장이나 황창규 회장 시절 이뤄진 인력 구조조정 때 명예퇴직금 등이 나가 실제로 인건비 하락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도 (구 후보자가)언급했다”면서 “KT가 경쟁력을 지닌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IPTV 사업을 더 잘해서 펀더멘탈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였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