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하면 나도 한다’ 문재인·안철수, 겹치는 동선·정책

by김영환 기자
2017.04.19 16:54:01

대구·광주 등 상대 후보 들렀던 곳 바로 들려 지역 공약
18일 함께 노인 공약 내놓는 등 정책 대결도 '불꽃'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4·19 민주묘지에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제 19대 대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경쟁적으로 전국 일주에 나서고 있다. 상대 후보의 동선을 바로 다음날 뒤따라 상대의 흔적을 지우는가 하면 나란히 정책을 발표해 비교 우위를 점하려는 기싸움이 한창이다. 상대적으로 선거기간이 짧은 이번 대선에서는 이런 모양새가 더욱 도드라질 전망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7일과 18일은 양 후보의 이런 모습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문 후보가 당 역사상 처음으로 첫 유세 장소를 대구로 잡은 뒤 대전을 거쳐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행보를 보이자 안 후보가 이튿날인 18일 대전과 대구를 두루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 역시 전날 안 후보가 들른 전주와 광주를 방문해 ‘안색(安色)’을 지웠다.

특히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지역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의 지지를 당부했다. 문 후보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민주정부가 안보를 더 잘했다”며 안보에 방점을 찍자 안 후보도 뒤질세라 “김정은 정권이 나를 두려워한다”고 응수했다.

4·19 혁명 기념일인 19일은 두 후보가 모두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러나 시차를 두고 방문해 만남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안 후보가 이른 아침 6시50분에 민주묘지를 찾았고 1시간 10분 뒤인 8시께 문 후보가 참배했다. 노동절,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등 대선 전 기념일에도 두 사람의 행보는 엇비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당장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점 도시 외에 작은 군·면 단위 방문이 쉽지 않다. 전국 광역시 방문을 통한 유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도 두 후보간 동선은 겹칠 수밖에 없다.

일정 뿐만이 아니다. 정책에서도 두 사람은 경쟁적으로 상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나란히 내놓은 노인 공약이 대표적이다. 두 후보 모두 현행 20만원인 기초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문 후보가 하위 70%, 안 후보가 하위 50%에게 지급하겠다는 정도가 달랐다.

경쟁적 정책 제시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장애인의 날과 21일 과학기술의 날을 맞아 두 후보 모두 장애인 공약과 과학기술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선을 한 주 앞둔 5월 첫주에 휴일이 몰려 유권자가 정책에 집중하는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두 후보 모두 4월 마지막주에 핵심 정책을 꺼내놓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