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려" 비명에 울린 비상벨…첨단 치안 기술 한 자리[르포]

by손의연 기자
2024.10.23 17:09:48

■인천 송도 '국제치안산업대전' 가보니
AI 적용 기술, 음주운전 방지 장치 등 눈길
경찰청장 "치안산업이 국가 동력 되길"

[인천=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사람 살려! 도와주세요!”제6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이 열린 23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 ‘비명인식 비상벨’이 설치된 부스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갑작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린 후 비상벨이 울리며 경찰이 출동한다는 경고음이 나온 탓이다.

2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6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이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경찰청)


이 비명인식 비상벨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비명인식 언어(사람 살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를 인지하면 비상벨을 즉시 울려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야외에선 5~10m, 실내에선 10~12m, 지하주차장에선 20m 거리까지 비명을 인식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와 연계되는데, 비명소리가 들리면 CCTV가 그 방향으로 회전해 영상을 촬영한다.

실제 실제 기자가 “도와주세요”를 크게 외치자 비상벨이 울리며 경찰관의 출동을 알리는 안내음성이 흘러나왔다. 상단의 CCTV가 생각보다 넓은 범위를 비추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개발한 양권석 엘마인즈마케팅컴퍼니 대표는 “남녀노소 목소리 모두 인식이 가능하며 비명인식 언어만 인식해 오작동 걱정이 없다”며 “음성과 영상 데이터를 관제센터로 송출해 상황 파악을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부스에 전시된 ‘헬멧’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인공지능 뇌파분석 기반 맞춤형 케어’ 장치다. 헬맷 형태의 장치를 머리에 쓰면 기기가 뇌파와 맥파를 동시 측정한 후 AI 분석을 진행하는데 충동을 스스로 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뇌기능을 돕는다는 게 개발업체의 설명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도박이나 마약 중독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개발한 강승완 아이신 대표는 “디지털 중독뿐만 아니라 물질 중독에도 가능하다”며 “의료기기로써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웰니스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3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치안산업대전’을 찾은 관람객이 비명인식 AI벨 부스를 방문해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이번 행사에는 △모빌리티(이동수단) △로보틱스 △대테러 장비 △범죄수사와 감식장비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첨단 기술도 소개됐다. 오는 25일부터 도입되는 ‘음주운전 방지장치’도 시민들에게 선을 보였다. 실제 술을 조금 마시고 차량에 부착된 장치에 숨을 불어 넣으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서울자치경찰위원회 부스에선 반려견 순찰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호두, 밤비가 맹활약했다. 반려견 순찰대는 반려견과 견주가 동네를 산책하며 지역의 범죄예방을 위해 순찰하는 주민참여 치안활동으로 서울시가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다. 호두와 밤비는 서울자치경찰위원회 부스를 방문한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국제치안산업대전이 세계 제일의 치안산업 분야 박람회로 성장하고 치안산업이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성장하길 희망한다”며 “치안산업 분야 기업들이 우수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판로를 확보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법률 제정을 포함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3일 ‘국제치안산업대전’을 찾은 한 외국인 관람객이 신형 방패를 테스트해보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