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 "文대통령, 대입제도 간소화하라"
by유현욱 기자
2017.05.11 17:30:47
"''광화문 대통령 시대'' 이룩에 지원군 될 것"
|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역사 교과서 폐지와 이준식 장관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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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참교육학부모회)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과도한 학습으로 고통받는 아이가 없어지려면 공교육을 혁신하고 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는 길은 꽃길이 아니다”며 “적폐와 부패를 몰아내고 낡고 구태의연한 과거와 결별하라는 광장의 요구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줄 세우며 차별하고 쉴 틈도 주지 않음으로써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며 “학력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만들기를 더 미루면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전날 공식취임한 문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입제도 간소화와 자격고사화 △교육 국가 완전책임제 △공공기관 고졸자 채용 확대 △청소년 참정권 보장 등을 부탁했다.
끝으로 “참교육학부모회는 적폐와 부패를 청산에 힘을 보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여는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당선을 축하했다.
다음은 참교육학부모회의 논평 전문이다.
광장이 선택한 대통령, 촛불의 명령에 답하기를 기대한다
촛불혁명을 실현할 대통령으로 우리 국민은 문재인 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리고 5월 10일,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적폐와 부패를 청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수행자로서 촛불과 광장이 권한을 위임해 준 대통령이기에 우리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에 거는 기대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크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취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19대 국정 수행의 방향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가 축적된 원인을 밝히고 그 고리를 끊어내서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어 가슴이 설렌다. 사실 이것만 지켜진다면 앞으로 우리는 더는 광장에서 “이게 나라냐”를 외치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자마자 기자들을 만나 “중요한 사항은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부분도 신선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우리 국민은 나라의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끊임없이 대통령의 의중을 궁금하게 여기던 터라 더욱 그렇다. 취임 후 고작 하루가 지났지만, 새 대통령의 다음 말과 행보가 궁금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는 초심을 그대로 지키는 대통령이기를 믿는다. 우리 국민들의 안목에도 감사할 따름이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행사하는 길은 꽃길이 아니다. 적폐와 부패를 몰아내고 낡고 구태의연한 과거와 결별하라는 광장의 요구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에서 범했던 오류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공과 과를 덮어둔 채, 통합 운운하며 과거의 관행과 적폐를 청산하는데 시간 끌기로 세월을 낭비한다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 우리 국민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미래를 꿈꿀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할 잣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학부모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고자 한다.
1.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박차를 가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미수습자가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무엇보다 먼저 대책을 강구해 주기를 바란다. 당선이 확실시되는 시점에 세월호 유가족부터 만나는 대통령을 보면서 우리 학부모들은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아픈 곳, 아픈 사람들을 먼저 떠올렸던 그 마음이 대통령의 마음이다. 그 마음과 자세로 국정을 펼친다면 우리 학부모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행복한 대통령으로 5년의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1. 대입제도를 간소화하고 자격고사화해야 한다.
학습노동으로 고통받는 우리 아이들의 불행을 감싸 안아주길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사회는 교육이라는 이름을 걸고 아이들을 줄 세우고 차별하고 쉴 틈도 주지 않음으로써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 성적이 모든 아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었으며 그 속에서 아이들은 열등감만을 키워왔다. 학력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더는 미루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배운다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임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과감하게 공교육을 혁신하고 입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
1. 교육의 국가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넘어 국가 완전책임제를 실현해 주기를 바란다.
학부모들은 각자도생하는 심정으로 우리 교육을 지탱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공교육에서 학부모 부담률이 14년째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그것을 입증한다. 또한 교육비 부담은 젊은 세대들에게 자괴감을 심어준다. 누구나 각자의 경제적 여건을 뛰어넘어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들의 입에서 더는 ‘수저 논란’이 없어져야 한다. 교육만큼은 국가 완전책임제를 실현해야 한다.
1. 공공기관부터 고졸자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
학력에 의한 임금 차별은 교육을 왜곡시키고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키는 주범이다. 선행학습을 금지하고 이력서에 학력 기재란을 없앤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근본적으로 학력 간 차별을 없애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사교육도 막을 수 있다. 일자리를 얻는데 학력 간 차별이 없어진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일자리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행복한 노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졸 우대를 통해 고졸 희망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반드시 실현해 주기를 바란다.
1. 청소년의 참정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19대 대선에서 국민 대다수는 18세부터 투표권을 줘야 함을 피력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손익계산에 밀려 18세 청소년의 투표권 행사는 좌절되었다. 미숙함을 이유로 권리를 제한당한 청소년들이 광화문에 모여 모의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를 보면 어른보다 훨씬 신중하게 사회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주권을 행사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판단하는 능력이 어른보다 성숙함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 정치권의 논리로 계산하지 말고, 미숙하다 무시하지 말고, 주권자인 국민으로 대해 주길 바란다. 청소년의 참정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적폐와 부패를 청산하는 그 길에 참교육학부모회도 함께 힘을 모을 것이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여는데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을 약속한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2017년 5월 11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