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공모펀드 붐…연6% 수익률 매력적이긴 한데(종합)

by최정희 기자
2017.03.16 18:41:57

2년간 전무하던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작년부터 반전
직접 부동산 인수후 임대수익+매각차익에 투자
환리스크·매각손실 가능성 등 리스크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연 6%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재간접 펀드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출시되는 공모펀드는 직접 부동산을 인수하고 인수대금의 일부를 펀드로 조달하는 형태다. 다만 환(換) 변동성에 따른 수익률 하락 가능성,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매각 불발 우려 등은 리스크로 제기된다.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신규 공모펀드가 없었다가 지난해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댈러스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9-2`를 출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올해도 미래에셋운용의 호주 교육부 임차 건물 공모펀드를 시작으로 하나자산운용도 미국 나사(NASA·미 항공우주국) 임차건물 공모펀드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저금리로 은행에 돈을 넣어도 수익이 나지 않으니 연 6%대의 수익이 예상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니즈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되는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장기 임차계약이 있는 건물을 사들여 안정적 임대수익과 함께 5~7년내에 되팔아 양도차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컨대 미래에셋운용이 17일까지 투자 모집중인 호주 캔버라빌딩은 호주 교육부가 2025년 5월까지 100% 임차한 건물로 인수대금에 필요한 자금 3124억원이 공모펀드(1410억원)와 부동산담보대출(1714억원)로 조달된다. 만기 기간은 5년반인데 만기 1~2년전부터 매각을 준비해 3150억원 이상에 되팔면 원금 손실 없이 수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다. 그동안엔 연 3.35%씩 상승하는 임대수익을 얻게 된다. 4년만기로 대출을 받는데 연4% 고정금리로 협상중이다. 이에 따라 연 4~6%대의 수익률이 예상된다. 형식적으론 싱가포르에 SPC를 설립하고 SPC가 빌딩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작년 진행된 미래에셋운용의 미국 댈러스빌딩(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 2037년까지 임차)도 인수대금에 총 9786억원이 필요해 절반 가량인 5247억원은 대출받고 공모와 사모펀드로 각각 3000억원, 1539억원을 조달했다. 댈러스펀드는 15일 현재 설정 후 4.26%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물론 펀드로 잔금을 치르기 때문에 목표 자금이 미달됐을 경우 부동산 인수딜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운용사가 모자라는 돈을 총액인수(펀드에서 대가 수취)를 하거나 판매사인 증권사 등에서 자기자본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를 통한 조성액이 목표액보다 미달할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다”면서도 “인기가 좋아 목표액보다 모자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후반 1세대 해외 부동산 투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고수익·고위험 형태였으나 최근엔 임대수익, 즉 현금이 나오는 건물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과거보단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단 평가다. 그러나 환변동에 따른 리스크와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 펀드 만기시 매각손실 또는 매각 불발 우려 등은 존재한다. 또 펀드로 조성된 자금으로 부동산 인수대금을 치르는 형태이기 때문에 만기까지 폐쇄형으로 운용돼 환매가 불가능하다. 부동산 매각이 지연될 경우엔 만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

실제 2007년 3월 출시된 ‘한국WW베트남부동산개발특별자산1’펀드는 한비엣타워 등 3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 완공 후 매각을 통해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만기인 2014년을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매각이 잘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돈이 묶여있는 상태다. 미래에셋의 호주 교육부 임차 건물과 미국 댈러스 빌딩 펀드는 모두 100% 환노출 상품이다. 하나자산운용이 출시한 나사 임차 건물 펀드는 50%만 환헷지를 했다. 환헷지 부문에선 미국보다 유럽 부동산이 더 유리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차로 인해 미국 건물의 경우 환헷지를 하면 수익률이 0.5~1% 가량 차감되는 반면 유럽은 환헷지시 1% 가량 플러스된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는 투자설명이 여타 펀드보다 복잡하고 투자위험도 `높은위험(2등급)`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비싼편이다. 판매사 선취수수료가 투자금액의 2%이고 연간 보수는 0.4~0.7% 수준이다. 매 회계연도마다 분배금이 지급되지만 이는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아울러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 대금의 절반이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임대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해도 대출금리 상승이 가팔라지면 펀드 수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경쟁으로 매입가액의 고평가 논란도 제기된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환리스크에 대한 위험도 있고, 좋은 물건을 고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