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 눈독 들이는 지자체…“관광·청년·산업 3마리 토끼”
by안유리 기자
2025.12.02 16:08:45
대회 유치로 관광객 유입 효과 넘어 생태계 육성으로
산업 인프라 키우는 ''특구'' 지정 제안도
"인구 유입·경제 활성화 동력"
[이데일리 안유리 기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e스포츠에 주목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경기 유치를 통해 관광은 물론, 나아가 산업 생태계를 구축, 청년 유입과 산업 생태계 육성까지 추구하는 전략이다.
| | 일 2023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고척 스카이돔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
|
2일 업계에 따르면 경주시는 내년 8월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전국 결선’과 ‘제4회 전국 장애인 e스포츠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경주시는 e스포츠 대회를 적극 유치해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주시는 지난해에도 LCK(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프로 리그) 서머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e스포츠 중 특히 국내에서 가장 있기있는 LoL(리그오브레전드)은 관광 파급 효과 역시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즈 챔피언십 기간 한국을 오간 관람객이 약 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LCK를 주최하는 라이엇 게임즈는 2022년부터 해마다 한 번 이상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오프라인 로드쇼를 개최해왔다. 2022년 강릉, 2023년 대전, 2024년 경주, 2025년 부산 순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앞으로도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할 계획이다. 다양한 지역의 팬을 만남과 동시에 세액 공제도 받을 수 있다. 올해 5월부터 시행된 조세 특례로 내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면, 운영비용의 10%를 법인세에서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안산시는 e-스포츠를 지역 축제와 청년 정책을 결합했다. 안산시는 ‘안산 e-스포츠 서머 페스티벌’을 정례화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페스티벌은 3000여 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찾았다. 안산시는 e스포츠 전담팀인 e-비즈니스팀을 신설하고, e스포츠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산업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대회 유치나 행사를 넘어서 e스포츠를 통해 산업 생태계를 꾸리려는 지자체는 안산뿐만이 아니다. 예천군은 지난해 e스포츠협회, KT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처음으로 ‘e스포츠 국가대표 전용 훈련센터’를 경북도청 신도시 내에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가대표 상시 훈련 인프라가 지방에 구축될 경우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e스포츠가 도시 브랜딩 전략의 중추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시는 ‘세계 e스포츠 수도’를 목표로 경기장 건설, 산업단지 조성, 국제대회 유치, 게임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을 패키지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충칭시는 수만 석 규모의 ‘e스포츠 스타디움’을 건설하고, 호텔·스타트업 센터와 연계한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경기 관람·숙박·창업·관광 자원이 한 공간에서 연결되며 도시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블록체인이나 헬스케어처럼 e스포츠 특구를 지정하자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최근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에 ‘게임 e스포츠 평화 특구’를 조성하자고 제안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접경지역 규제 해제와 연계해 경기 북부의 인구 유입·경제 활성화를 이끌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