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요 도시 장악실패…우크라 각지 교전상황은?[우크라전쟁 한달]
by방성훈 기자
2022.03.23 19:08:36
거센저항·병참문제 등으로 러시아군 진격 정체
우크라 전역서 교착상태…무차별 포격만 지속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는 친러 반군 세력이 통치하고 있는 돈바스(동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남부), 벨라루스와 러시아 국경(북부 및 북동부) 등 최소 4곳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했다.
초기 목표는 △수도인 키이우 △제2의 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 △동부 돈바스 지역과 남부 크림반도를 잇는 항구도시 마리우폴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 등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곳도 함락시키지 못하고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전황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실패했다는 진단이다. 미 국방부는 러시아군 약 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추격해 점령지에서 몰아내는 상황이 최근 많아졌다”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까지 우크라이나 북부에선 키이우 탈환을 위한 러시아군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우크라이나군의 전투가 계속됐다.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포위한 뒤 차단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과 더불어 진격 도중 식량, 연료, 보급품 등이 고갈되는 심각한 병참 문제가 발생한 탓이다.
현재 러시아군은 키이우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25㎞ 가량 떨어진 이르핀 및 부차 지역과 동쪽으로 약 20㎞ 떨어진 브로바리 지역에 위치해 있다. 키이우 북서쪽에 있는 이르핀강과 도시 전역에 습지 등이 있어 러시아군의 진격이 정체된 상태다.
이에 따라 키이우 인근 남쪽 지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통제하고 있다. 키이우 시내에 진입하지 못한 러시아군은 포격만 지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키이우 교외 마카리브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남부 크림반도에서 진격한 러시아군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큰 성과를 거뒀다. 침공 초기 남부 지역 도시 헤르손과 멜레토폴을 빠르게 점령했고,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포위에도 성공했다. 마리우폴만 함락시키면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까지 육로를 잇고 남동부 지역을 완전히 손에 넣게 된다.
러시아군이 시내 진입에 성공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으로 곳곳에서 교전이 지속돼 도시의 통제권도 아직까진 우크라이나가 확보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항복을 종용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결사항전 의지를 다졌다.
이에 러시아군은 교외에서 무차별 포격만 퍼붓고 있다. 이날은 아조우해의 전함 7척까지 동원해 포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도시에 갇힌 약 30만명의 민간인 구출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남부 항구도시 미콜라이우 역시 아직까지 점령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이 미콜라이우를 장악하면 오데사 진격 발판을 마련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의 흑해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남서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선 해안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이 몇 차례 있었지만 상륙은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몇㎞ 떨어지지 않은 하르키우에서도 러시아군은 완전 포위에 실패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탄약 보급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하르키우는 마리우폴과 마찬가지로 황폐화됐다. 도시 점령에 실패한 러시아군이 외곽에서 무차별 포격을 가하며 도시 자체를 파괴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침공 이전부터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도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 상업위성업체 막사가 21일(현지시간) 촬영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모습. 도시 대부분이 포격으로 파괴돼 잿더미처럼 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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