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옹알이가 피아노 곡으로`..AI 작곡 시대 개막

by김유성 기자
2017.04.03 14:21:39

삼성전자 출신 창업 ''쿨잼컴퍼니'', 인공지능 작곡 앱 ''험온'' 베타서비스중
올해 내 정식 출시 계획, 하반기께 수익 모델도 내놓을 예정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인공지능(AI)이 음악 작곡 분야에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작곡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자신만의 곡을 창작할 수 있다. AI 기술로 작곡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작곡 대중화 시대 선두 주자는 한국내 음악 인공지능 스타트업 ‘쿨잼컴퍼니’다.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는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시작했다. 평소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5년 9월부터 삼성전자 사내 벤처로 사업을 시작했다. 입으로 내는 허밍만으로도 작곡이 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개발 1년만에 내놓은 첫 제품이 ‘험온’이다. 허밍만으로 작곡을 한다는 뜻에서 이름 지은 험온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선율을 악보로 생성해준다.

여기에 인공지능 편곡 기술이 더해졌다. 인공지능은 악보에 맞는 반주 등이 덧붙인다. 그동안 학습한 음악 데이터를 토대로 R&B나 오케스트라, 락, 셔플 등 이용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장르에 맞춰 편곡을 해준다. 아기 울음 소리까지 곡으로 만들어줄 정도다.

서비스의 토대는 인공지능의 기계학습이다. 알파고가 수많은 기보를 보고 바둑을 공부한 것처럼 험온의 인공지능도 양질의 악보를 학습한다. 최 대표는 “음악은 데이터가 단순히 많기 보다는 양질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직원중 실용 음악 전문가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10개월여의 베타테스트 동안 험온의 다운로드 수는 23만건을 기록했다. 이중 반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최 대표는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가를 꿈꿨지만 개인 사정상 다른 일을 하게 된 많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며 “음악적 전문 지식이 없어도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 대표 본인도 음악과 공학을 놓고 고민했다. 음악가의 길을 가고 싶었지만 공학에 입문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잊지 않았다. 그는 독학으로 기계학습 분야를 공부하면서 음악과 사업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했다. 최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공간과 예산까지 지원 받을 수 있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험온의 정식 버전을 올해 내 출시할 계획이다. 수익 모델은 올 7월 정도 내놓는다. 수익 모델 중 하나로 거론 되는 게 저작권료의 일부를 받는 것. 다만 국내 음원 저작권 수익 배분이 복잡해 좀 더 많은 연구·설계가 필요하다는 게 최 대표의 전언이다.

작곡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험온을 사용했다. 험온은 입으로 내는 허밍 소리를 가장 정확하게 인식했다. 주변 소음도 음정과 박자를 파악해 악보로 그렸다. 락이나 R&B, 오케스트라 음악으로도 편곡이 됐다.

험온은 아기의 옹알이 소리도 악보로 그려냈다. 실제 10개월 아기가 놀 때 옹알이와 웃음 소리 등을 녹음했다. 험온은 이를 악보로 순식간에 그렸다. 그려진 악보 밑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음악 장르가 나왔다. 우리 아이만의 특별한 곡이 만들어진 셈이다.

옹알이로 만들어졌지만 일반인이 듣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완성된 곡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음악을 모르는 이들도 음악을 통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DSLR의 출현으로 사진 찍기가 대중화됐다”며 “이처럼 험온과 같은 서비스는 작곡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