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는 崔, 전달만 했다는 安, 태블릿 걸고 넘어진 鄭
by조용석 기자
2017.01.05 18:43:07
崔·安 “혐의 모두 부인”…정호성은 다음기일에 입장 표명
정호성 측 ‘태블릿PC 파일 조작설’ 제기…“감정 꼭 필요”
檢 “대통령 공범 증거 차고 넘쳐” 자신감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5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제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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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정농단 주범’ 최순실(61)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첫 재판부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치열한 법정다툼을 예고했다. 반면 검찰은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5일 오후 2시10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최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앞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으나 본격적인 재판은 오늘부터다.
지난달 공판준비기일에는 나오지 않았던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도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았다. 피고인은 공판준비기일과는 달리 공판기일에는 반드시 나와야 한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강요 및 강요미수,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법정에서 다시 따져보겠다는 얘기다. 치열한 법정다툼이 예상되는 이유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서로 모르는 사이인 최씨와 안 전 수석을 공모관계가 어려워지자 박 대통령을 중개자로 설정해 관련 증거를 수집했다”며 “또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때부터 양 재단으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이득도 취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재판장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공판절차 관련해 하고 싶은 말 있느냐’고 묻자 “억울한 부분이 많은데 밝혀 달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 전 수석 측 역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단순히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나 대기업들에게 전달만 했을 뿐 강요나 강압을 행사한 적은 전혀 없었다는 주장이다.
또 이승철(58) 전경련 상근부회장에게 휴대폰을 파기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에 대해서도 “자기 휴대폰도 파기하지 않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없애라고 지시한 게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기밀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 측은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치소 압수수색을 이유로 혐의 인정여부를 다음 기일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는 “특검이 정 전 비서관의 구치소를 압수수색하면서 입장을 정리해 놓은 메모도 함께 압수당했다”며 “특검이 변론권의 핵심인 메모를 가져가서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청와대 문서가 들어있던 태블릿PC에 대한 감정도 재차 요구했다. 그는 “태블릿PC에 있던 드레스덴 대통령 연설문의 파일 번호가 애플 운영체제(iOS)를 사용할 때처럼 매겨졌다”며 “사건 태블릿 PC의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다. 태블릿PC 감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증거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이에 검찰은 “태블릿PC와 관련해 뭔가 조작이 있다는 투의 발언을 하는 것은 법정에서 금도를 넘은 변론”이라고 강하게 불쾌감을 표했다. 또 최씨와 안 전 수석을 공모관계로 만들기 위해 대통령을 끼워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공범이란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법정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재판부는 두 번째 공판인 오는 11일 오전까지 서면증거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후부터 증인신문에 돌입할 계획이다. 11일 오후에는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19일에는 오전에는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과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