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고문 나바로, 베트남 0% 관세 제안에 “충분치 않다”

by김상윤 기자
2025.04.07 22:28:46

“중요한 건 비관세 부정행위”
“부가세 면제 요구했지만, 매번 거절”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고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7일(현지시간) 베트남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를 철회할 만큼 충분한 조치가 아니라고 밝혔다.

나바로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베트남이 우리에게 와서 ‘우리는 관세를 0%로 낮추겠다’고 말해도, 그것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비관세 부정행위”라고 말했다.

나바로가 지적한 비관세 부정행위에는 △중국산 제품이 베트남을 경유해 우회 수출되는 사례 △지식재산권 도용 △부가가치세(VAT) 부과 등이 포함됐다.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 4일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0%로 낮추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이후에 나왔다. 나바로는 이날 인터뷰 후반부에서 이 제안에 대해 “작은 첫걸음일 수는 있다”고 표현을 수정했다.



부가가치세(VAT)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되는 제도로, 미국의 판매세와 유사한 점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 세금을 무역 장벽으로 간주하고 있다.

나바로는 “우리는 1970년대부터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 VAT 면제를 요구해왔지만, 매번 거절당해 왔다”고 말했다.

나바로는 트럼프의 측근 중 가장 강경한 관세론자다. 그의 발언은 베트남의 제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상호관세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껴앉은 것이다.

미국은 5일부터 모든 교역국에 10%의 관세를, 9일부터는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협상은 열어뒀지만, 단기간에 관세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급락했고, 이날 현재 뉴욕증시 3대지수 선물도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충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