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은 사절" 아내 죽음에 통곡한 신입… 알고보니 새빨간 거짓말
by채나연 기자
2024.11.13 10:08:31
직장서 아내 사망 관련 서류 요청하자 거부
알고 보니 직장 그만두려 한 거짓말
“아내가 와이프 죽었다고 하라고 했다"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아내 부고 소식을 알리며 오열한 직원의 행동이 직장을 그만두기 위한 연기였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제보자 A씨는 올여름 30대 남성 B씨를 신입 직원으로 채용했다.
A씨에 따르면 정비소 경험이 없던 B씨는 업무 중 실수가 잦았다. B씨는 차량을 후진하다 다른 차를 파손하고, 손님 차량 엔진을 망가뜨릴 뻔하는 등 자주 문제를 일으켰다.
그런데 지난 9월 A씨는 직원 B씨의 아내가 대장암 초기라는 말을 들었다. B씨가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다닌 것이다.
그러던 10월 말, B씨는 “아내가 숨졌다”며 A씨에게 연락했다. B씨는 아내가 다른 지병도 있었는데 숨겼다며 장례식도 치르지 않으니 조문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A씨가 부여한 일주일간의 유급휴가 후 출근한 B씨는 오전에 월급을 받고 난 직후 돌연 일을 그만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세금 증빙 서류로 사망진단서나 영정사진이 필요하니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직원은 “사망신고를 아직 안 했다”며 “(서류를) 못 내겠다. 와이프 살점을 떼는 느낌”이라고 말하며 대성통곡을 했다.
A가 계속해서 부탁하자 얼마 후 B씨는 정비소 찾아와 무릎을 꿇으며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은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사과했다.
B씨는 거짓말한 이유에 대해 “예전부터 그만두려 했는데 혼날까 두려웠다” “솔직히 말하면 혼날까 봐 두려웠다” “가족 핑계를 대면 아름다운 이별을 할 것 같았다” 등 사과 문자를 보내왔다.
이번 일과 관련해 B씨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싶다는 이유로 아내와 크게 다툰 적이 있다”며 “그때 아내가 ‘와이프가 죽었다고 하고 관둬’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해버렸다”고 입장을 전했다.
A씨는 “(직원이 배우자 부고를 전했을 때) 직원들 모두 울었다”며 “이번 일로 너무 충격받아. 이렇게까지 연기를 할 수 있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