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의 경고 “美 인플레 재발 불가피…AI 거품 경계해야”
by김상윤 기자
2025.01.08 19:16:58
[신년 특별인터뷰]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①
"정부부채 갈수록 심각..국채금리 오르고 美경제 문제"
트럼프 지출삭감 평가절하…"그런 일 일어나지 않을 것"
"가장 크게 오른 AI주 매도 대상…금·은 등 투자가 낫다"
8개월만 최고치 찍은 美 10년물 국채금리…기술주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연방 정부 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채금리는 치솟을 수밖에 없고, 인공지능(AI)에 과열된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심각히 경계해야 한다.”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신년 특별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의 부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다음 약세장은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로저스는 이미 미 주식을 다 팔고, 현재는 금, 은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그가 주식시장 거품에 경고하는 것은 ‘부채의 덫’ 때문이다. 로저스는 “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고, 트럼프 새 정부가 출범하면 감세 등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다시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연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약 36조달러(약 5경2400조원)를 기록 중이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약 138%에 달하는 규모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과감한 지출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로저스는 “만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말한 대로) 최대 4조달러나 삭감한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로저스는 “당분간 (재정적자 대응을 위한 국채발행 확대로) 미 국채금리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며 “AI 관련주 등 상승장 마지막에 가장 크게 올랐던 종목들이 가장 좋은 매도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상품은 주식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세상이 문제를 겪을 때 옷장이나 침대 밑에 금이나 은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로저스의 경고대로 7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와 함께 트럼프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8개월 만에 최고치인 4.7%까지 치솟았다. 국채금리 부담에 지난해 AI 열풍에 힘입어 급등했던 매그니피센트7는 이날 일제히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