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재호 기자
2014.10.30 18:44:27
전기차용 배터리 2016년부터 수익 개선 전망
제일모직 지분 매각으로 신사업 투자금 마련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통합 삼성SDI(006400)가 소재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출범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흑자를 기록했지만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주력 사업인 소형전지의 경우 삼성전자(005930)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데다, 자동차전지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도 2~3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수익 창출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노상수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부문 재무팀장(상무)은 30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사옥에서 열린 ‘3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쳐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데 4분기도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고 밝혔다.
전분기 7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던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3분기 들어 100억원대 중반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소재 부문이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연결기준으로는 26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노 상무는 “소형전지의 경우 매출 7200억원에 6%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자동차전지 사업은 전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며 “ESS는 매출 100억원대 중반에 적자폭도 100억원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재 부문은 케미칼 사업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소폭 늘었으며, 전자재료는 매출이 8% 성장하고 영업이익률도 7~8% 수준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노 상무는 “통합 삼성SDI의 역량을 십분 활용해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지만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스마트폰 배터리 등 소형전지의 경우 중국 업체에 대한 공급 물량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아 단기간 내에 이익 규모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자동차전지 사업은 이르면 2016년이 돼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욱 자동차전지 마케팅팀장(전무)은 “현재 수주하는 물량은 2세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 2017년 이후 양산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2016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게 되면 수익 개선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ESS 사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김순호 ESS마케팅팀 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평균 판가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수익 창출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전지의 경우 외장형 배터리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고, ESS도 기존에 수주했던 물량이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면서 4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근본적인 실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폴리머 전지용 분리막과 자동차용 플라스틱 소재 등 에너지솔루션 부문과 소재 부문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 만큼 실적 개선의 도구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권영기 소재 부문 경영지원팀장(상무)는 “폴리머 전지용 분리막은 내년 1분기부터 양산이 시작되며 자동차용 플라스틱 소재도 2016년부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보유 중인 제일모직 지분 8% 가운데 절반인 4%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노 상무는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이 필요해 제일모직 지분을 팔기로 했다”며 “관계사 지분 매각을 시장에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만큼 이같은 기회가 있을 때 파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제일모직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나머지 4%를 활용해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