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환전소‥여행자 없어 이용률 절반 ‘뚝’
by전선형 기자
2021.01.26 16:30:46
지난해 환전금 59억달러로 전년比 56% 줄어
銀, 도심 환전소 영업 중단하거나 시간 단축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은행의 환전 이용률이 절반 이상 줄었다. 코로나19로 개인의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다. 은행들은 도심 내 위치한 환전소 문을 닫거나 국제공항 내 있는 환전소 운영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비용절감에 나섰다.
2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홍대입구역 환전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서울역 환전소 운영도 기존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의 운영시간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줄이고, 토요일 및 공휴일은 휴무 운영키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도심터미널 및 서울역-인천공항 직통열차 미운영에 따라 환전센터 영업시간 및 영업일을 변경운영키로 했다”며 “소비자들이 큰 불편이 없도록 무인환전센터는 운영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김포공항 국제선 환전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인천공항 환전소는 대부분 유지되고 있으나, 면세지역 등에 있는 일부 환전소는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신한은행 또한 인천, 김포공항 내 환전소 일부를 폐쇄하거나 단축 운영 운영되고 있고, 하나은행도 국제공항에 내 환전소를 줄여서 운영 중이다.
은행들의 환전소 축소 운영은 코로나19 탓이 크다. 해외 여행 수요가 사라지면서 공항이나 은행에서 환전을 요청하는 사례가 줄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비행길이 막히면서 지난해(1~11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419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84.1% 급감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은행)의 지난해 개인 고객 환전액은 59억700만달러로 전년(135억2800만달러) 대비 56.3%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환전액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기점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3월 7억3700만달러였던 환전액은 4월 4억2900만달러로 줄어들더니, 5월 2억5700만달러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환전수요가 많은 여름휴가(7~8월) 기간에도 3억달러 수준의 낮은 금액을 유지했고, 겨울연휴(12월)인 지난해 12월에도 4억4600만달러로 평년 대비 50% 이상 적다.
여기다 모바일 환전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환전소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은행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비대면 환전을 하고 이를 가까운 은행 영업점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항 등 환전소를 직접 찾아 환전을 하는 소비자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전을 하는 사람 수가 적다 보니 환전소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진 건 사실”이라며 “다만, 공항의 경우 임대계약상 환전 운영을 해줘야 한다는 항목이 있어 시간을 줄여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