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 가격은 내렸지만 생산은 더 늘었다“
by이정윤 기자
2026.06.30 12:00:06
한국은행 '2010~2015~2020년 접속산업연관표' 발표
가격 효과 걷어내니 공산품 성장세 더 뚜렷
서비스업 중심 재편…고용창출력은 약화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10년간 우리 산업구조를 다시 들여다보니 가격 하락에 가려졌던 공산품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전자제품의 가격은 내렸지만 실제 생산은 더 빠르게 늘어나, 매출 기준으로는 성장폭이 작아 보였지만 가격 영향을 제외하면 성장세는 더 뚜렷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0~2015~2020년 접속산업연관표’에 따르면 공산품은 2010년 이후 가격을 포함한 금액 기준보다 실제 생산 기준에서 더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2010~2015년 공산품은 금액 기준 12.5%보다 실제 생산이 15.7% 늘었고, 2015~2020년에도 금액 기준 1.1%보다 실제 생산 증가율이 2.5%로 더 높게 나타났다.
산업연관표는 산업 간 거래 관계를 보여주는 통계다. 이번 접속산업연관표는 2010년과 2015년 산업연관표를 2020년 기준에 맞춰 다시 작성해 10년간 산업구조 변화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만든 통계다.
공산품의 실제 성장세가 금액 기준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제품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내렸고,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는 생산성 향상으로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실제 생산이 늘어도 금액 기준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산업구조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전체 생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1.6%에서 2020년 49.3%로 높아진 반면 공산품은 47.5%에서 40.2%로 낮아졌다. 기업이 새로 만들어낸 가치인 부가가치 기준으로도 서비스업 비중은 58.9%에서 63.8%로 확대됐고 공산품은 30.7%에서 25.9%로 축소됐다.
기업 수익성도 최근 들어 개선되는 모습이다. 전산업 경상 부가가치율은 공산품을 중심으로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2020년 이후에는 수입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2020년 44.7%에서 2022년 40.1%까지 하락했다. 이후 원자재 가격 부담이 완화되면서 2023년에는 41.2%로 다시 상승했다. 한은은 “전산업 경상 부가가치율이 2023년 이후 상승으로 전환해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반면 고용 창출 효과는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이나 서비스 수요가 10억원 늘어날 때 직·간접적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 수를 뜻하는 취업유발계수는 서비스업과 공산품 모두 하락했으며, 서비스업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서비스업 취업유발계수(경상 기준)는 2010년 15.64명에서 2015년 14.30명, 2020년 11.51명으로 감소한 반면 공산품은 같은 기간 7.34명에서 7.10명, 6.27명으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은은 “온라인 쇼핑 확대와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서비스업의 고용 창출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전산업 취업유발계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 9.67명에서 2022년 8.08명까지 하락했다가 2023년 8.16명으로 소폭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