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담은 고든램지 新버거…'계피맛'으로 호불호 갈릴듯

by노희준 기자
2024.12.04 16:04:39

고든램지 버거, 연말 ''램지스 페스티브 세트'' 先공개
수프+버거+디저트+와인 2인용 11만2000원
연말 음식 계피·터키·크랜베리 이용 新메뉴
계피·생강으로 간..."같이 먹으면 계피맛 강하지 않아"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시나몬(계피)과 생강이 들어가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거기서 크리스마스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박준현 고든램지 버거 롯데월드몰점 셰프)

계피와 터키(칠면조), 크랜베리는 서구에서 연말에 많이 먹는 음식으로 통한다. 이런 재료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은 고급 수제 버거 고든램지 버거 신(新)메뉴가 나왔다.

크리스마스 립 버거 (사진=노희준 기자)
4일 영국의 유명 셰프 고든 램지의 버거 및 스트리트버거 사업을 한국에서 라이선스(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하는 제이케이엔터프라이즈는 고든램지 버거 잠실 롯데월드몰점에서 이런 ‘램지스 페스티브 세트’ 메뉴를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메뉴는 크게 수프와 버거, 타르트 3코스와 와인으로 이뤄진 2인 세트다. 처음 나온 메뉴는 ‘시푸드 차우더 수프’다. 해산물 수프(차우더)에 홍합과 조갯살(바지락), 새우를 한껏 집어넣었다. 직접 먹어보니 수프는 담백한 편이었고 건더기가 풍부했다. 새우와 홍합, 바지락이 적지 않게 들어가 수프 어느 곳을 한 수푼 뜨더라도 해산물이 한가득 입으로 들어왔다. 특히 씹는 식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부피가 있고 신선했다.

박준현 셰프는 “차우더 수프에 홍합, 조갯살, 새우를 추가해 해산물의 크리미함과 풍부한 식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마스 립 버거 (사진=노희준 기자)
두번째 음식은 오늘 메인 메뉴인 ‘크리스마스 립 버거’(x-mas rib buger)였다. 으깬 소고기 패티(버거 고기)에 12시간 이상 조리한 소갈빗살과 스모크(훈제한) 마요네즈, 스모크 체더치즈, 크랜베리 피클, 붉은 양배추, 루꼴라(이탈리아 요리에 사용되는 채소)를 더해 만든 버거다.

신메뉴인 램지스 페스티브 세트는 2인분으로 소비자는 크리스마스 립 버거와 ‘터더킨 버거’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 기자는 이날 3만8000원으로 터더킨 버거보다 3000원이 더 비싼 크리스마스 립 버거를 선택했다.



“훈제한듯한데, 전체적으로 이 생경한 맛은 뭐지.” 크리스마스 립 버거를 처음 먹었을 때 느낌이다. 일단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훈제된 맛과 향이었다. 이채은 고든램지 버거 잠실 롯데월드몰점 점장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버거는 버거 소스로 스모크(훈제된) 마요네즈를 사용했다. 훈제된 마요네즈 맛이나 훈제 체더치즈 향이 처음에 느껴진 모양이다. 훈제 마요네즈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옅은 떫은맛이 올라왔다. 계피 맛이었다.

이채은 점장은 “패티 밑에 있는 브레이징(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살짝 볶기)한 붉은 양배추를 시나몬(계피)으로 간을 했다”며 “크리스마스 트리를 상징하는 루꼴라에도 오렌지 드레싱을 써 시큼한 맛이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나몬 간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시큼한 맛은 뚜렷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박준현 셰프는 “버거를 한입 크게 물어먹으면 시나몬 풍미가 강하게 올라오지 않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든램지 버거는 간이 강하지 않은 버거로 통한다. 통상 특정한 한가지 맛보다는 여러 재료가 조화된 맛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고든램지가 한입에 버거를 베어먹을 수 있게 전용 칼과 비닐 장갑을 테이블마다 준비해 준 이유다.

크리스마스 립 버거 패티는 소고기 패티 위에 갈빗살이 추가로 더해진 형태다. 두 고기를 섞어서 패티를 만든 게 아니라 패티 위에 갈빗살을 얹어 각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갈빗살을 제외하고 소고기 패티는 170g으로 부드러웠지만, 육즙이 많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제이케이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립 버거 크기는 다른 버거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갈빗살이 더해져 버거 높이가 다소 높을 수는 있다”고 했다.

초콜릿 타르트 (사진=노희준 기자)
이날 기자는 레드와인을 곁들여 버거를 먹었다. 와인은 묵직하지 않고 떫은맛이 크지 않은 가벼운 맛이었다. 확인해보니 일상적으로 가볍게 마시는 스펠바운드 메를로(Spellbound, Merlot)였다. 이날 먹지 못한 ‘더터긴 버거’는 터키와 오리, 닭을 이용한 패티에 크랜베리소스, 방울양배추, 시저소스 등이 어우러진 버거다.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초콜릿 타르트였다. 쿠키를 바삭하게 구운 타르트 껍질 안에 부드러운 초콜릿과 시럽, 코코아파운더로 만든 ‘가나슈이 글레이즈’가 있고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한 디저트다. 박 세프는 “꼭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이 먹어야 중화가 돼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램지스 페스티브 전체 세트 가격은 2인 기준으로 11만2000원이다. 롯데월드몰점 램지버거 매장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지출액)는 4만5000원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