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월요일’이 매수 기회?…개인 순매수, 사상 첫 5조 돌파
by김경은 기자
2026.02.02 15:17:02
외국인·기관 ‘매도 폭탄’ 받은 개인…5.2조 순매수
워시 쇼크에 코스피 급락…‘매도 사이드카’ 발동
단기 급등에 차익실현 매물도…속도조절 나서
펀더멘털은 견조…“국내 증시는 안정적 선택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2일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장중 5조원을 넘게 사들이면서 개인 순매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이 1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 5조원 넘게 사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맞은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면서 주가 방어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 |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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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7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5조 274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팔자’에 나섰지만 개인들이 이를 쓸어 담으며 지수 하방 지지에 나섰다. 같은 시각 외국인은 3조 5761억원, 기관은 1조 858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1.95% 하락한 5122.62로 출발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폭탄에 5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 시각 지수는 전장 대비 4.85% 내린 4970.84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5.57% 하락한 4933.58까지 떨어졌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 정지)를 발동했다. 매동 사이드카는 전 거래일 대비 코스피200 선물(최근 월물)이 5% 이상 하락 후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이날 오후 12시 31분께 코스피200이 731.30포인트까지 밀리면서 발동 기준을 충족했다.
코스피 시장 폭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에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여파로 풀이된다. 워시 후보자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꼽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저금리 기조와 발맞추며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격하게 상승한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거래일을 제외한 전 거래일 지수가 상승하면서 코스피 시장 대부분이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며 “지난주 나온 ‘워시 쇼크’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1월 코스피는 24.0%, 코스닥은 24.2% 오르며 월간 기준 20%대 폭등했다”며 “지수 상승 속도 부담과 차익실현 욕구가 연준 및 원자재 시장발(發) 악재와 연계돼 매도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시는 글로벌 대비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이익 증가 전망이 이어짐에 따라 펀더멘탈(기초체력) 측면에서는 견조하다는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면서 시장에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자산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기에 한국 증시 또한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으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한국 증시는) 여전히 안정적인 선택지”라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투자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정책 신뢰도와 독립성이 회복되며 주식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