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구진 "美 체감 기준금리, 9월에 이미 5% 넘었다"

by이정훈 기자
2022.11.08 20:08:06

샌프란시스코 연은 연구진, `대용 정책금리` 추산
금리 선제안내에 QT·모기지금리 등 반영한 체감 금리
"정책금리 3~3.25%였던 9월에 이미 대용금리는 5.25%"
연준 향후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에 힘 실어줄 수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상 외에도 향후 금리에 대한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양적긴축(QT) 등을 동시에 쓰고 있어 명목적인 정책금리보다 실제 정책금리가 2%포인트(200bp)나 더 높다는 연준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누적적인 정책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나 연준 판단을 반영하는 것으로, 향후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조절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연구진들은 지난 9월 기준으로 연준의 정책금리는 3.00~3.25%였는데, 실제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한 정책금리는 이보다 무려 2%포인트나 더 높은 5.25%에 이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준 통화긴축 정도가 명목 상 정책금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연준이 향후 정책금리 전망을 미리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시장에서 내다 파는 양적긴축, 모기지 금리와 회사채 신용 스트레드 등의 변수를 반영한 대용(proxy) 정책금리를 추정했다. 이 대용 정책금리는 금융시장이 실제 체감하는 정책금리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해 시장에서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대규모로 사들여 보유 자산을 약 9조달러까지 늘렸다. 그러다 인플레이션이 크게 뛰자 올해 6월부터 이 채권을 다시 내다파는 양적긴축에 돌입했다.

또 연준은 3월부터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향후 통화긴축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해 미리 시장금리를 끌어 올리는 역할도 했다.

실제 이 보고서가 추정한 9월 당시 정책금리인 3.00~3.25%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75~4.00%까지 인상된 만큼, 이를 기준으로 한 대용 정책금리도 최고 6%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인 제이슨 최, 도태영, 앤드류 포어스터, 지니아 마르티네즈는 “이 대용 정책금리는 최근 연준의 통화긴축 기조가 정책금리(=연방기금금리)만으로 나타나는 것보다 상당히 더 긴축적일 수 있다는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연준 내에서도 일부 고위 인사들이 지나치게 빠른 정책금리 인상으로 과도한 긴축이 이뤄져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준도 최근 FOMC 회의 후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앞으로 통화긴축 정책의 누적된 효과와 경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의 시차를 고려하겠다”면서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