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5년 만에 '역대 최장 랠리'

by윤종성 기자
2019.04.16 17:05:43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코스피지수가 1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역대 최장 랠리 타이 기록을 세웠다. 지난 1984년 이후 무려 35년 만에 다시 만들어진 최장 랠리 기록이다. 코스피는 17일에는 지금껏 한 번도 달성한 적 없는 14거래일 연속 상승이라는 ‘전인미답(前人未踏)’ 고지에 도전한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6%(5.75포인트) 오른 2248.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올랐다. 13거래일 연속 상승은 지난 1984년 1월19일~ 2월 2일 이후 35년 만에 다시 나온 코스피 역사상 가장 긴 ‘상승기’다. 코스피가 하루만 더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최장 랠리 기록을 다시 쓰게 된다.

이날도 코스피는 외국인의 힘으로 꺼져가던 불씨를 되살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며 혼조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결국 상승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154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959억원, 543억원 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번 랠리 기간 중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2조4859억원에 달해 기관(479억원)을 압도했다. 반면, 랠리 기간중 개인은 2조583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랠리 기간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지난달 29일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를 무려 7646억원 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다음으로 △SK하이닉스 2747억원 △KB금융 1587억원 △삼성전기 1579억원 △LG전자 1502억원 △삼성SDI 1248억원 △기아차 1162억원 △호텔신라 1043억원 △아모레퍼시픽 908억원 △메리츠종금증권 760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기 반등 신호가 감지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의 대외 여건은 우호적인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하향 조정,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 등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어 랠리를 지탱하는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MSCI 리밸런싱과 유사하게 과거 2013년에도 뱅가드 신흥국 ETF 벤치마크 변경으로 인해 한국의 외국인 자금 유출 경험이 있었다”면서 “(MSCI 리밸런싱을 앞두고) 조정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상황에서 코스피 변곡점이 나타날 때까지는 외국인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