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 "탄핵 후 분열 지속…희망·확신으로 난관 극복해야"
by김현식 기자
2025.04.09 17:40:21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부활절 메시지 발표
"대선 앞두고도 정파적 갈등 계속 돼"
"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 되돌아 봐야"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최근 우리가 겪은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은 단순히 정치적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부활절을 앞두고 9일 발표한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 대주교는 “우리 사회는 희망이 위협받는 듯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계엄 선포로 시작된 깊은 혼돈과 정치적 혼란은 국회의 계엄 해제 선언,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의 과정을 이어가면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선을 앞두고도 통합보다는 정파적 갈등과 상호 비난이 계속되며 분열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대주교는 “이 와중에 우리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라는 고통 속에서도 선명한 시민의식으로 연대를 통해 희망을 일궈 나가는 여정에 한 발을 내딛고 있다”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 어둠을 넘어서는 희망과 확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주교는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의 어려움은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희망을 품고 확신 속에 연대한다면, 이 난관 또한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했다.
정 대주교는 이번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적인 군사적 갈등과 분쟁, 전쟁의 아픔, 질병과 빈곤, 기후 위기, 경제적 위기 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 대주교는 “우리가 확신하는 것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시련을 겪는 우리 곁에 신비로이 현존하신다는 믿음과 희망”이라며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의 고통을 당장 마술처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지만 주님께서는 인류의 고통과 함께하시며 이 세상을 구원하고 계심을 믿는다”고 밝혔다.
끝으로 정 대주교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도록 우리를 인도하는 ‘부활 체험’을 통해 삶의 기대와 희망을 상실한 이들에게 또 삶의 참다운 가치가 실종된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가 이 희망의 복음을 전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