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탑재 비만 보험 배타적사용권 획득…시장 확대 꿈틀
by양희동 기자
2024.12.18 18:36:24
삼성화재, GLP-1 보장 이례적으로 긴 9개월 부여
관련 상품 출시엔 상위권 업체 "9개월 보고 결정"
보험금 지급 기준 높게 설정해 시장 예측도 엇갈려
"예상보다 호응 낮을듯" VS "상품 출시 이어질 것"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를 탑재한 상품에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며 비만 보험시장 선점에 나섰다. 배타적 사용권 기간도 9개월로 통상 3개월 정도로 부여됐던 일반적인 사례보다 3배나 길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손보업계에선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권 기간에 판매 현황과 시장 반응 등을 확인한 뒤, 비만 보험 상품 출시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로부터 보험업계 최초로 선보인 비만치료 관련 신담보 2종과 비만관리 서비스에 대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고 18일 밝혔다. 배타적사용권을 얻은 담보·서비스는 △‘비만동반 주요대사질환 비급여 GLP-1 치료비’ 9개월 △‘당뇨 GLP-1 급여 치료비’ 6개월 △‘비만관리 서비스(Fat to Fit)’ 6개월 등이다. 비만동반 주요대사질환 비급여 GLP-1 치료비와 당뇨 GLP-1 급여 치료비의 담보는 삼성화재가 판매 중인 ‘마이핏 건강보험’과 ‘New내돈내삼’에 특약으로 추가할 수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은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 부여하고 길어야 6개월인데 9개월이나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번 배타적 사용권 획득이 비만 보험 시장에서 선점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화재의 비만치료 관련 상품의 보험금 지급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비만동반 주요대사질환 비급여 GLP-1 치료비를 주요대사질환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중 1개 이상의 질환으로 진단 확정(진단시점 BMI 30 이상)이 필요하다. 또 해당 질환의 치료를 목적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GLP-1 계열의 비급여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으면, 연간 1회 보험증권에 기재된 가입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BMI 30 이상은 만 40세인 키 160㎝ 여성을 기준으로 몸무게가 77㎏이상이다.
당뇨 GLP-1 급여 치료비는 당뇨병으로 진단이 확정되고 그 치료 목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 치료(급여)를 받으면 최초 1회에 한해 보험 증권에 기재된 가입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 여기에 GLP-1 치료제 보험금을 지급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 ‘팻 투 핏(Fat to Fit)’을 제공한다.
손보업계 상위권인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은 일부 업체가 상품 개발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 출시 계획은 없는 상태다. 삼성화재의 배타적 사용권 기간에 상품의 성패 여부를 보고 판단하겠단 신중한 입장이다. 업계 내에선 배타적 사용권 기간 시장 반응과 전망에 대한 판단도 엇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타적 사용권 기간에 얼마나 판매가 되는지 계속 지켜보겠지만 시장성은 있다고 본다”며 “사용권 기간이 끝나면 주요 보험사가 관련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MI 30 이상 비만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이상지질혈증 진단 확정을 받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받는 등 지급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며 “이런 조건을 다 충족해 보험금을 받기가 쉽지 않아 단기간에 상품 판매가 많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