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존폐 위기 호소’에도 현대트랜시스 노조, 또 주택가 시위

by박민 기자
2024.11.08 11:14:37

파업 한 달째 ‘800여 협력사 존폐기로’
애먼 주택가 집회·시위만 벌써 4번째

[이데일리 박민 기자]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800여개 중소 협력업체가 경영 위기로 호소하는 가운데 노조는 서울 주택가 등에서 과도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10여명은 전날 아침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한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2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돌입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달 26일과 28일, 29일에 이어 이번이 4번째 주택가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10여명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해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현대트랜시스)
노사 협상과 직접 관련이 없는 그룹 총수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면서 애꿎은 지역 주민의 출근과 일상을 방해한 것이다. 이날 출근길에 시위를 지켜본 한남동의 한 주민은 “아침 출근길에 낯선 노조원들과 알 수 없는 내용이 담긴 대형 피켓들 사이로 지나가야 해 적잖이 불편하다”먀 “지난달부터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다 보니 앞으로 상습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규모도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역주민 피해 뿐 아니라 현대트랜시스가 한달째 파업에 이어가면서 이들로부터 변속기를 납품받아 차량을 생산하는 현대차와 기아 공장도 생산 차질 여파가 크다. 현대차 울산1공장과 기아 광주1·2공장, 트라닉스 지곡공장, 현대차 아산공장까지 일부 라인에서 잠정 운영 중단에 들어가는 등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10여명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해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현대트랜시스)
무엇보다 현대트랜시스에 부품을 납품하는 1~3차 중소 협력업체 또한 납품이 막히면서 경영 손실과 자금 사정 악화로 회사 폐업 및 도산까지 우려할 지경이다. 이에 지난 6일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임직원 300여명은 서산시청 1호광장과 중앙호수공원 등 시내 주요 지역에 모여 장기 납품 중단으로 생사 기로에 놓였다며 생산 정상화를 절박하게 촉구했다.

이날 협력사 임직원들은 주변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파업을 즉각 중단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호소문을 나눠 주며, 현대트랜시스의 장기파업으로 협력업체 생사는 물론 서산경제까지 연쇄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폐업?도산으로 이어지면 20여 만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은 생계를 잃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들의 주장이다.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임직원들이 6일 충남 서산시에서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장기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트랜시스 협력회)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대표는 “납품 중단이 시작되면 협력업체 대표는 직원들의 급여를 구하기 위해 자금으로 확보하러 다녀야 한다“ 며 ”이는 성과급이 아니라 직원들의 월급과 (공장) 월세”로서, 자금을 확보해도 높은 이자로 인한 경영손실은 고스란히 협력업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주택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는 민폐 시위는 현대트랜시스와 관련이 없는 인근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며 환경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속하고 있는 민폐 시위와 장기 파업이 애꿎은 시민들의 피해는 물론 영세한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음을 자각하고 하루빨리 파업과 시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원 10여명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동원해 집회와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현대트랜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