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금융투자대상]한투증권 "위기는 곧 기회…'점프 업' 할 것"

by김겨레 기자
2022.04.26 17:09:10

종합대상 수상한 한국투자증권
지난해 순이익 1.5조…사상 최대
브로커리지·자산관리·IB 두루 성장
뉴욕·홍콩 등 해외 IB도 성과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 한 해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어려움이 있었고 올해도 상상 이상의 충격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닌 35년을 돌이켜보면 늘 어려움이 있을 때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활용해 ‘점프 업’을 해왔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26일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 하모니홀에서 열린 ‘2022년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에서 종합 대상인 금융위원장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두루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최고상을 받게 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디지털 혁신은 물론 해외 사업 개척 분야에서 남다른 성과로 업계를 선도하며 금융투자업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 점을 높이 샀다”고 평가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통일로 KG타워에서 열린 ‘2022 이데일리 금융투자대상 시상식’에서 ‘종합대상’을 받은 뒤 김용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정일문 대표는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하에서도 금융투자업계는 언제나 새로운 길을 모색해왔다”면서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디지털 혁신, 해외 시장 개척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는 한국투자증권이 기록을 쓴 한 해였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 7083억원에서 지난해 1조4502억원으로 단숨에 두 배로 뛰어올랐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동시에 증권업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자기자본은 7조14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341억원 증가했다.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역시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에 힘입어 2386%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2.4%로, 국내 대형 증권사 중 최초로 20%를 넘겼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미국의 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한국투자증권이 이 같은 호실적을 낸 것은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국내외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323410)와 현대중공업(329180) 등 대규모 IPO를 주관했으며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분 투자 이익까지 누렸다.

해외 법인의 IB 부문도 성과를 냈다. 미국 뉴욕에 설립한 IB 전담 법인 KIS US는 5000만달러 규모의 ‘655 뉴욕애비뉴’ 인수금융 딜을 주관했다.

홍콩 법인은 53억달러 규모의 야후 인수금융에서 국내 금융사 중 유일하게 선순위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선순위 대출의 상당 부분을 주관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에 재판매했다. 아울러 법인 내 IB본부를 구성하고 자사 외화채권 발행물 대표주관사로서 첫 실적을 쌓은 것을 시작으로 국책은행·공공기관의 글로벌본드 발행 시장 진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현지 기업(KB부코핀은행)의 루피아화 표시 공모채권 발행을 대표 주관했다. 국내 증권사가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공모사채 발행의 대표주관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현지 자본시장 유동성 감소로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목표보다 낮은 3년물 기준 6.25%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디지털 혁신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애플리케이션 ‘미니스탁’은 가용 자금이 많지 않은 소액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미니스탁은 해외주식을 소수점으로 나눠 1000원 단위로 거래하는 서비스다. 원하는 종목, 금액, 주기, 투자기간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투자해주는 자동투자 서비스는 출시 3개월 만에 30만건 이상의 신청을 받았다.

‘온라인 금융상품권’ 역시 e쿠폰 활용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600만장 가까이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은 주식이나 채권, 펀드, 발행어음 등 각종 금융상품을 액면가만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최초의 상품권이다.

올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모이다’를 통해 고객 일상과 연결되는 다양한 금융투자서비스를 선보였다. 상반기에는 금융위가 선정한 혁신금융서비스인 ‘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안면인식기술을 활용해 사전 등록된 본인의 얼굴 데이터와 직접 촬영한 얼굴의 특징을 비교 검증하는 서비스로, 기존 실명 확인 시스템보다 간편하게 개선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및 신뢰 회복에도 힘썼다. 지난해 6월 판매 책임 이슈가 불거진 부실 사모펀드 10개 상품에 대한 투자 원금 전액 보상을 결정했다. 이후 두 달 만에 100% 보상을 마쳤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내부 통제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상품에 대한 명시적 보상 기준을 수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후속 조치로 상품선정위원회의 기능과 책임을 강화하고 투자상품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상품 판매 관련 직원 교육과 감사의 확대, 관련 평가시스템 개편 등 영업 관행 전반에 걸친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전직원이 ‘고객에 대한 바른 생각, 바른 행동 실천 서약식’에 참여해 금융소비자보호법·자본시장법 등 규정 준수를 약속했다.

정 대표는 “함께 고생한 직원과 시장이 변하는 상황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주시는 고객에게 영광을 돌린다”면서 “올해도 그동안의 경험을 잘 살려 업계 선두권 회사로서 자본시장 발전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