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ZTE, 지난해 적자 1조원…美 제재에 '눈물'

by김인경 기자
2019.03.28 15:48:48

ZTE, 대북제재 위반으로 69억위안 순손실
10억달러 벌금에 4억달러 보증금…폐업직전까지 몰려
5G로 기사회생 노리지만 美 견제 여전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이자 미국발 중국기업 제재의 첫 희생양이 된 중싱中興·ZTE)이 지난해 무려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7년 7500억원의 흑자를 냈던 점을 감안하면 무역갈등에 제대로 피해를 입은 셈이다.

28일 중국 매일경제신문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ZTE는 전날 실적보고서를 내고 2018년 최종손실이 69억8300만위안(1조17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7년 45억위안(759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적자전환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855억1000만위안(14조44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21.4% 감소했다.

ZTE는 지난해 4월 미국의 대북·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제재를 받게 됐다. 당시 ZTE는 7년간 모든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정지됐고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폐업 직전 상황까지 갔다.



이후 ZTE는 같은 해 7월 벌금 10억달러(1조1368억원)와 보증금 4억달러(4547억원)을 지불하고 겨우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 ZTE의 경영진과 이사회를 교체하고 미국 정부가 미국 인력으로 구성된 준법감시팀을 선발해 ZTE에 배치하기로 했다.

통신업계는 ZTE가 ‘존폐 위기’를 겪었던 만큼, 어닝쇼크는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고 평가한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재가 풀리고 경영이 정상궤도로 돌아오면서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회사는 4분기(10~12월) 2억7600만위안(4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ZTE는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비용으로 109억500만위안(1조8404억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12.75%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주로 5G 무선인터넷, 반도체 칩 등에 투자하고 있다. 또 지난달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9)에서는 5G 스마트폰 Axon 프로10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ZTE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미 글로벌 5G 시장은 중국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장악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과 호주 등은 보안을 이유로 ZTE와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의 5G 시장 진입을 금지하고 있다.

[AFPB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