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간다더니…한화에어로스페이스, 조정장에 직격탄
by박정수 기자
2025.12.02 15:57:31
황제주 등극했던 한화에어로 한 달 새 20%대 급락
UAE 협력 기대 소멸·러우 종전 협상 기류에 투심 위축
PER 17배 글로벌 피어 대비 저평가…“매수 기회”
두터운 수출 파이프라인…2026년 대형 계약 가시화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때 ‘황제주’(주가 100만원대)에 올랐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최근 조정장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아랍에미리트(UAE) 방산 협력 논의 등 주가를 밀어 올렸던 기대 이벤트가 소멸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기류가 단기 악재로 작용하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1.35%(1만1000원) 오른 8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달 초만 해도 주가가 100만원을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새 20% 넘게 빠졌다.
9월 30일 장중 기록한 고점(112만7000원)과 비교하면 낙폭은 27%에 달한다. 시가총액도 57조원에서 42조원대로 15조원 넘게 증발하며 시총 순위가 5위권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UAE 등 방산 협력 논의에 대한 ‘셀온’(고점매도) 물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며 “지난 8월 트럼프·푸틴 회담 때도 방산 업종 주가가 종전 가능성을 반영하며 하락했는데 현재 그 수준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플로리다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회담한 뒤 “평화안과 관련해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하며 종전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조정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한국 방산 업체들이 중동·미국 등 비유럽권 중심으로 대형 수출 계약을 앞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업체 중 수출 파이프라인이 가장 두텁다”며 “이들 파이프라인이 2026년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수주잔고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구체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장갑차·자주포·다연장로켓 등 다수 무기체계 수출을 논의 중이며, 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추정한다”며 “루마니아 장갑차 도입 사업도 본격화해 ‘레드백’ 수출 경쟁이 진행 중이며 계약 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 마진이 개선되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이 4조 6359억원으로 올해 대비 30.8% 늘어날 것으로 예상, 목표주가를 150만원까지 상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3분기 기타 수출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38%를 초과하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익 개선 속도와 수출 지역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 밸류에이션 부담 역시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내년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 수준으로 글로벌 피어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며 “비유럽향 대형 계약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저평가 구간”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