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 “故김용균씨 사고 재발 않도록 철저히 개선”

by김형욱 기자
2019.01.16 17:26:38

고용부, 규정위반 1000여건 적발해 6억여원 과태료 부과
"지적 겸허히 수용…200억원 투입해 안전시설 대폭 보강"

한구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 옥내저탄장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서부발전이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지적사항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 김용균씨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장 전 영역을 철저히 개선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서부발전은 태안 화력발전소 1~10호기를 운영하는 한국전력공사 산하 공기업이다. 지난해 12월 이곳 발전소를 관리하는 하도급업체 한국발전기술의 계약직 김용균씨가 안전규정과 달리 혼자서 야간 근무하다가 사망하며 ‘위험의 외주화’로 비판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감사를 벌였고 이날 서부발전이 1029건의 규정을 위반했다며 총 6억7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서부발전은 “사고 직후 운전 중인 석탄운반 컨베이어 등 위험설비 점검 땐 반드시 2인 1조로 근무하게 하고 경력 6개월 미만 직원의 현장 단독 작업도 금지했다”며 “정비분야 인력은 즉시 충원이 어려워 대체 투입하고 있지만 협력회사에서 신규 채용한 16명이 내달 현장에 투입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이어 “태안화력 1~8호기 안전시설물도 보강했다”며 “컨베이어 회전체와 점검통로에 안전 커버·펜스를 추가 설치했으며 벨트 주위에도 안전 로프를 설치해 안전환 환경에서 현장을 점검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서부발전은 컨베이어 벨트 작동 경보장치도 1월 중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야간 점검을 위한 조명등도 312곳을 추가 설치하고 CCTV·열화상카메라도 확대 설치한다. 석탄가루 발생을 줄이는 먼지흡입장치와 물 분무 설비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와 함께 안전보건 전담부서를 사장 직속기구로 확대·재편하고 사업소마다 별도 안전보건조직을 설치키로 했다. 이 분야에 개방형 직위를 확대해 외부 전문가 영입도 추진한다.

서부발전이 이번 태안화력 1~8호기 설비 개선대책에 투입하는 비용은 총 122억원이다. 이곳 관계자는 “9~10호기도 고용부 허가를 받는 대로 약 80억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설비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조치를 마치면 연료환경설비 분야에서 일하는 협력회사 근로자의 가족을 초청해 확인받는 소통 시간도 가지겠다”고 전했다.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은 “지금까지 석탄설비 작업 환경을 꼼꼼히 챙기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통렬히 자기반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근로자의 작업 환경과 고용 안정을 위해 정부와 다른 발전사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故 김용균 3차 범국민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