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환의 50춘기]④ 당신에게 봄! 경기도 영남길 '이천 옛길'

by트립in팀 기자
2018.04.25 16:05:30

이천 옛길 답사여행
부래미 마을
어재연 장군 생가



[이데일리 트립in 고상환 여행작가] 영남길은 조선 시대 한양과 부산을 연결했던 길이다. 역사적 고증을 거쳐 역사문화탐방로 영남길이 복원됐다. 총 10개의 코스 중 제10길인 이천 옛길은 50춘기 누구나 편안히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한적하고 목가적인 경기 남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길의 옛이야기를 들어본다. 코스는 금산리 보건소에서 시작해 부래미 마을, 어재연 장군 생가까지 총 9.9km(난이도: 하)를 자연과 벗삼아 걸어봤다. 시간은 도보로 3시간정도 소요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일죽터미널에서 3-9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계절마다 어울리는 길이 있다. 그중에서도 이천 옛길은 50춘기의 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이다. 비교적 평탄한 길로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아름다운 우리농촌의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양리 수변공원과 부래미 마을을 지나는 동안 푸르름이 짙어지는 논과 밭 사이를 지나고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과수원 길을 만난다. 봄을 즐기며 혼자 걸어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정답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도 좋다. 한적한 시골길은 그저 걷는 것 만으로 몸과 마음에 위안을 준다.



이천옛길은 경기도 영남길의 마지막 구간이다. 시작점인 안성시 일죽면 금산리보건소와 종료점인 이천시 율면 산성리의 ‘어재연 장군 생가’ 두 곳이 옛 영남길의 원형과 일치한다. 과거길을 나선 선비들이 한양을 바라보고, 봇짐을 맨 보부상들이 영남을 향하며 이곳을 지났을 것이다.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기쁨과 탄식이 섞이고 설렘과 희망이 길에 담긴 셈이다. 부래미, 돌원마을 등 마을 이름의 유래를 알리는 표지판을 찾아보는 것 또한 재미있다. 길의 끝은 충청도로 이어진다.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부래미마을은 보기 드물게 잘 가꿔진 농촌마을이다. 감자 캐기, 딸기 따기 등 농사체험은 물론 처연염색, 도자기, 풍물놀이 등 문화체험까지 가능한 곳이다. 가족과 단체를 위한 패키지 프로그램과 숙박 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민들이 직접 기른 채소와 농산물 이용해 마을식당을 운영한다. 메뉴는 백반 한 가지 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밥에 제육볶음과 나물, 따끈한 국은 어느 전문식당 부럽지 않다.



어재연 장군은 조선 말기의 무관이다. 장군이 나고 자란 율면 산성1리에는 아직도 주인을 잃고 돌아온 장군의 ‘말무덤’과 활 쏘기 연습을 하던 ‘사장말랭이’ 등, 장군과 관련된 지명이 남아있다. 생가는 19세기 초 건물로 추정되며 상당히 잘 지어진 전통가옥으로 평가된다. 현재 중요민속문화재 제127호로 안채, 사랑채, 광채 모두 변형 없이 잘 보존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