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로테르담' 꿈꾸는 광양항..국내 최대 '산업 클러스터항'으로

by윤종성 기자
2015.12.08 17:59:07

여의도 4배 면적 매립지에 ''물류·산업 클러스터''
항만 배후단지에 24조원 ''민자 유치’..GS 등 관심
2025년 315만톤 컨테이너 처리 목표..세계 40위권

▲로테르담 항만 전경(사진 제공= 해수부)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네덜란드 제 2의 도시 로테르담에 위치한 ‘로테르담 항만’은 북서유럽 관문항이자, 유럽 최대 무역항으로 불린다. 항만 배후단지에는 엑손모빌, BP 등 메이저 정유사는 물론, 세계 최대 양곡업체인 카길, 쉐브론, 오라콤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로테르담 항만에서 처리된 화물량은 총 4억4000만톤. 이는 유럽 북서부 지역 전체 해상 물동량의 37%에 달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로테르담 항만은 산업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항만의 부가가치를 극대화 해 유럽의 허브항만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평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광양항 활성화 및 중장기 발전 방안’은 ‘로테르담 항만’을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것이다. 바다를 매립해 항만 배후단지를 조성하고, 기업 투자를 유치해 물류· 산업 클러스터의 거점으로 삼는 ‘지향점’이 로테르담 항만과 빼닮았다.

유럽 항만 중 컨테이너· 원유 운송 효율성이 가장 높다는 ‘로테르담 항만’은 세계 교역 5위인 네덜란드를 지탱하는 힘이다. 광양항도 로테르담 항만처럼 항만, 산업을 연계한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면 동북아 허브 항만으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민자 24조2652억원, 재정 1조2796억원을 합쳐 25조5448억원이 소요된다.

김 장관은 이날 ‘광양항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광양항의 2025년 총물동량과 컨테이너 목표치로 각각 4억톤, 315만TEU로 제시했다. 이는 지금보다 각각 1억5000만톤, 81만톤 늘어나는 것이다. 이 정도 규모가 되면 광양항은 △스페인 발보아(306만TEU) △미국 사바나(303만 TEU) △일본 요코하마(289만TEU) △캐나다 벤쿠버(283만TEU) 등 세계 40위권 항만에 비견될 만하다.

광양항 율촌지구 3준설토 매립지는 2017년까지 334만㎡, 2020년 이후 485만㎡가 매립되면 여의도 면적(290만㎡)의 3배 가까운 819만㎡의 부지가 된다. 해수부는 2025년까지 이곳을 국가기간산업인 석유화학·신재생에너지 산업과 항만 물류기능이 복합된 클러스터로 개발한다.

율촌매립지는 광양만권에서 유일하게 기존 산단과 인접한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항로와도 가까워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에 유리하다. 매립비를 뺀 사업비 16조원은 민자로 조달된다. 여의도 면적보다 조금 큰 묘도 준설토 매립지 312만㎡에는 신소재산업과 복합에너지 물류·발전시설이 집적된 신성장산단을 조성한다.

내년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가며, 사업비 6조원은 대부분 민자로 조달한다. 또, 1979년과 1988년에 지어진 중흥부두와 포스코(005490) 내 제품부두의 현대화와 여수산단 석유화학부두 증설도 추진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GS 등 대기업이 광양항 배후단지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며 “현재 100조원대인 광양항 배후산업단지의 연간 생산액을 2025년쯤에는 200조원 규모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광양항 3-2단계 컨테이너부두 4선석은 자동차 전용부두로 전환된다. 또, 현재 국적선에만 허용되는 자동차 연안운송을 외국적선에도 허용하기로 했다. 2009년 8만대였던 광양항 자동차 환적 화물이 △2014년 81만대 △2015년 126만대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자동차 환적기지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서측 항만배후단지 193만㎡에는 점검·정비·세차·도색 등 자동차 환적 관련 업체를 유치한다. 이렇게 되면 제3국에서 중고차를 광양항 배후단지에서 정비·재조립해 다시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 국내외 신차를 들여와 검사·왁싱하고 제3국에 보내는 방식 등이 가능해진다.

여수신북항에는 2880억원을 투입, 오는 2020년까지 광양항의 해상서비스 공급기지로 개발되고, 그간 광양항 지원 항만 역할을 해온 여수항은 남해안권 해양관광산업 거점으로 육성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물류와 배후산업, 관광 등이 상호 연계된 융복합산업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총 24조원 규모의 민간투자 등으로 청년 일차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