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리기'엔 여야 없는 美…280조원 규모 中견제법안 통과
by김보겸 기자
2021.06.09 18:30:11
美상원, 中견제법 찬성 68표 Vs 반대 32표 압도적 가결
첨단기술·제조업에 5년간 280조원 투자
우주산업 패권타툼 격화 속 우주탐사에 111조원 지원
민주당 버니 샌더스만 반대표…"베조스 구제" 주장
| 미국 의회가 중국 견제를 위한 첨단산업 투자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초당적 합의로 통과시켰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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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상원이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 돈으로 280조원을 쓰기로 합의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절반으로 나뉜 상원에서조차 군사·경제를 포함해 전방위에서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상원은 8일(현지시간) ‘미국 혁신 경쟁법(the U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를 68대 32의 압도적 표차로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이 초당적으로 공동 발의한 것으로, 첨단산업과 제조업 등에 5년간 2500억달러(약 280조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중 20%에 해당하는 500억달러는 반도체를 제조하는 미국 기업에 집중 지원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1990년 37%에서 현재 12%로 떨어진 세계 반도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미중의 우주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차세대 우주 탐사 개발 분야에도 1000억달러(약 111조원)를 할당했다.
법안을 발의한 슈머 원내대표는 투표 전 연설에서 “중국이 수년간 우리를 합법 또는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지켜봤다”며 “중국이 우리를 이용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한 것은 연구와 과학에 대한 막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뭔가 하지 않으면 중국이 세계 1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도 상원의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백악관은 법안 통과를 지지한다면서 “우리의 장기적인 경제 회복력과 경쟁력에 대한 주요 투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때리기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파간 분열이 난무하는 의회에서 미국의 기술 리더십이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자 민주당과 공화당이 드물게 합의를 봤다”고 논평했다.
다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중국 견제에 쏟아붓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소련과의 냉전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WP는 “미국은 한 때 소련의 확장에 대항하기 위해 헤아릴 수 없는 돈을 썼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측에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유일하게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샌더스 의원은 미 항공우주국(NASA) 지원금 1000억달러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우주 관광기업인 ‘블루 오리진’에 불필요한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베이조스를 위한 긴급 구제”에 불과하다고 비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