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극복 프레임, 이해찬-이낙연 역할분담'…與승리 묘수됐다

by신민준 기자
2020.04.16 19:32:12

코로나 위기극복 기대 민심이 與승리 이끌어
이낙연·이해찬 투톱 체제도 역할 배분 잘해
"文정부와 與에 연료 채워주는 중간급유"해석도

[이데일리 신민준 김나경 기자] ‘文정부와 여당에 힘실어주기’

한 줄로 요약한 4·15총선 결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여당 압승 이유로 집권 4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에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바라는 민심을 꼽았다. 또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과 이해찬 대표가 적절한 역할 배분을 통해 당을 큰 탈없이 이끌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낙연(왼쪽),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더불어민주당 승리에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중간평가 성격의 선거였지만 지난 1월 말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이슈가 부동산 가격 급등과 소득주도성장 위주의 경제정책 논란 등 선거 주요 쟁점을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국내 확진자 수가 줄기 시작하면서 민주당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했다. 한국갤럽의 4월 둘째 주 민주당 지지도(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는 44%였다. 1월 다섯째주 33%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10%포인트가 올랐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민주당은 빨빠르게 선거 프레임으로 국난 극복을 내세우며 중도층 및 무당층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적절한 시기에 긴급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든 것도 주효했다”며 “결국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 심리 정치참여 의식을 높여 중도충과 무당층의 쏠림 현상을 이끌었다. 이는 여당의 압승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거의 필승 카드로 꼽았던 이낙연 위원장과 이해찬 대표의 투톱 전략도 들어맞았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 위원장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민주당 바람을 일으키는 동시에 다른 선거구 후보를 지원하는 ‘리더’이자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했다. 이 대표는 불출마 신분을 활용해 민주당 공천 관리를 신경쓰면서 비례대표용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유세에도 집중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이미 공천룰을 확정하면서 공천 과정에서 통합당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파문이 없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민주당 지도부가 기본적으로 국민을 향한 자세가 “국민 따르겠다. 국민을 존경한다‘로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모습”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오만한 모습은 안보였다. 한 마디로 전반적인 상황 관리를 잘했다”고 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제도 도입이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사상 초유의 비례대표 전용 정당(비례정당)이 등장해 민주당에 17석을 보탰기 때문이다. 앞서 민주당은 비례정당이 없었을 때 비례대표 의석을 6~7석 정도로 예상했다.

미래통합당이 비례정당 미래한국당을 출범할 당시 갖은 비난을 쏟았던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 참여 당시 야권의 온갖 비난에도 비례정당 참여를 밀어부쳤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는 소수정당과 시민사회에 비례대표 1~10번까지 앞번호를 양보하는 손해까지 감수했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민주당이 사실 비례정당을 통해 선거 제도를 이용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총선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 연료를 채워주는 중간급유라는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을 내놨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위기극복을 위한 금모으기 투표였다”며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확실하게 중간급유를 받아 연료를 가득 채우고 다시 길을 나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