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코로나 시국에 시공사 합동설명회 강행 ‘논란’

by정두리 기자
2020.03.26 15:47:12

“조합원 대부분 60∼70대 고령자…위험한 처사”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에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합동 설명회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3일 조합원들에게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의 합동 홍보설명회를 오는 31일 강남 일대 한 스터디센터에서 개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설명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1∼3부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조합은 공문에서 “최근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함에 따라 이에 부응하고자 분산해 소수의 조합원을 모시기 위함”이라며 “조합원들은 각자 편한 시간에 참석해 주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이어 “향후 제2차 합동 홍보설명회도 예정돼있고, 설명회 영상도 조합원들께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온 조합원들은 가급적 참석을 자제하고, 참석 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권고했다.



조합의 이 같은 결정은 재건축 일정이 미뤄질수록 사업비 이자 부담 등 조합과 조합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조합 총회를 연기하라는 정부의 방침까지 무시한 조합의 처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조합원 대부분이 60∼70대 고령자임을 고려할 때 조합의 이번 결정은 매우 위험한 집단 활동이 될 수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주택조합에 대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3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서울시는 조합 총회를 5월 18일 이후로 미룰 것을 제한·금지하는 공문을 각 자치구에 하달했다. 이에 서초구청은 지난 20일 조합에 재건축 사업과 관련한 모든 총회 개최 등을 강력히 금지할 것을 촉구하는 공문도 보냈다.

그러나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합동 설명회 개최 여부를 서초구청에 알리지 않고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시와 지자체는 조합이 총회 등을 강행해 엄중한 사회적 상황에 반하는 물의를 일으키면 관련 규정(감염병 예방·관리에 관한 법률, 도시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고발뿐 아니라 행정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단지 조감도. (사진=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