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듯 닮은 외국인과 기관…8월 동시 러브콜 받은 종목은?

by정수영 기자
2017.08.08 17:30:41

수급 엇갈려도, 눈독 들이는 종목은 같아
롯데케미칼, 엔씨소프트, 삼성SDI 동시 담아
경기민감주 가운데 실적개선, 저평가株 관심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틀째 ‘바이코리아’(Buy Korea) 행렬에 가담하고 있다. 7월 말부터 매물을 쏟아 내며 코스피지수 하락을 주도하던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섰다. 반면 기관은 외국인과 반대 전략을 구사하는 게 다반사다. 기관은 이틀 연속 매도에 나섰다.

그렇지만 두 수급 주체가 이달 들어 쌍끌이 매수에 나선 종목들이 있다. 향후 IT주(株)를 대체할 주도주로 떠오른 경기민감주(株). 이 중에서도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으나 저평가된 종목들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 롯데케미칼(011170), 엔씨소프트(036570),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포스코(005490) 등이다. 외국인이 이달 6거래일간 가장 많이 산 종목은 롯데케미칼로 564억원치를 순매수했다. 기관 투자자도 이 종목을 336억원치 사들였다. 기관투자가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엔씨소프트는 895억원치, 외국인도 498억원치를 순매수했다.



엔씨소프트를 제외하고는 철강·정유·화학 등 경기민감주로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종목들이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영업이익이 7341억원으로 2분기 부진에서 반등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배로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평가다.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SDI의 실적 개선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삼성SDI의 올해 순이익이 1조 이상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자배터리 수요 증가에 따른 기대감이 쌍끌이 매수를 이끌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2분기 실적은 예상밖으로 저조했지만 3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기관들의 포트폴리오에 다소 조정이 나타나고 있는데, 낮은 PER과 PBR 종목군을 매수하고 높은 밸류에이션 종목군을 매도하는 모습”이라며 “결국 3분기 실적 상향과 저평가 등의 팩터에 관심을 둔다면 정유와 화학, 비철금속, 철강, 지주회사, 항공, 은행, 반도체 등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수급주체의 매수 흐름은 전반적인 증시 흐름을 반영한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이익 전망 감소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이익 전망이 낮아지고 있는 IT 업종보다는 철강·비철, 정유·화학 등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변동성 장세를 피해 가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