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후섭 기자
2017.04.19 16:45:16
채무재조정안 통과되며 충당금 추가 적립부담 덜어
이익모멘텀 주목…"상반기 실적 개선세 뚜렷해"
우리은행 `깜짝 실적`…KB금융 등도 호실적 예상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은행주가 대우조선해양(042660) 관련 우려를 털고 반등에 나섰다. 정부가 마련한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되면서 충당금 부담을 덜었다.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실적 모멘텀까지 더해져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유가증권시장 금융업지수는 1.6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0.16%에 비해 1.48%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KB금융(105560)(3.83%)을 비롯해 신한지주(055550)(2.05%), 기업은행(024110)(1.23%), 우리은행(000030)(1.08%), 하나금융지주(086790)(0.27%)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지난 17일 KB손해보험(002550)과 KB캐피탈(021960) 완전자회사 추진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에 4%대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고공행진을 벌여온 은행주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세에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달 23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안이 발표되면서 잠시 주춤거렸다. 충당금 이슈가 부각되면서 지난주까지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지난 17~18일 대우조선해양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이 모두 가결돼 한시름 덜게 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며 “P플랜으로 갈 경우 시중은행은 전체 대출과 회사채 모두 90% 출자전환하고 잔여 익스포저도 50%까지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상황으로 일부 은행들의 경우 900억~1300억원의 추가 손실을 입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이슈가 일단락된 만큼 은행주 실적으로 시장 시선이 옮겨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현국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은행주는 26개 업종 중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올해 1분기와 2분기 순이익 시장 예상치가 동시에 증가한 업종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업종의 1분기와 2분기 순이익 시장 예상치는 지난달말대비 각각 6%, 5% 넘게 올랐다.
이자이익 증가와 충당금 감소로 은행업종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할 전망이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2조36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감소할 것”이라며 “지난해 1분기 채권 및 유가증권 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많았기에 이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이익은 9.35%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우리은행의 1분기 잠정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3.95% 급증한 6427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으로 2011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는 20일 KB금융, 21일에는 하나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KB금융도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한정태 연구원은 “현대증권 인수 부문의 실적이 100% 반영되면서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한 562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순이자마진(NIM)이 3% 내외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대출자산도 5% 가까이 늘면서 이자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