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硏 "국내환경 고려…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신중해야"

by하지나 기자
2020.12.08 17:57:27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입법이 추진 중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 “국내 환경과 건설업 특성을 고려해 신중한 법안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산연은 8일 ‘국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과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 비교 분석’ 보고서를 펴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건산연은 지난 6월 국회에 발의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산업별 특성과 환경이 다르고 이미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제도와 법률이 운영되는 건설산업의 경우 법안의 제정과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각각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핵심은 기업의 과실 여부에 따라 기업 범죄 법인과 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형사 책임을 포함한 강력한 처벌을 부과한다. 법안에 따르면 경영책임자는 사망사고 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고, 법인은 1억원 이상 20억원 이하의 벌금 또는 매출액의 10분의 1 범위에서 가중 벌금, 영업 취소 등의 제재를 부과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징벌적 손해배상도 가능하다.



건산연은 “이 법안은 2007년 제정된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산업재난 예방과 기업의 안전 문화 인식 제고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의무 주체, 중과실 유무, 도급 관계 의무, 손해배상 등에서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영국의 기업과실치사법은 사망사고에 대한 경영진·실무자 개인의 주의 의무 위반 여부가 아니라 조직 관리 적절성 여부 등을 범죄 성립의 주요 요건으로 본다. 또한 피해자의 사망 책임이 조직체의 구성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건산연은 영국의 건설업 사고 사망 십만인율은 2008년 2.04에서 2017년에 1.60으로 연평균 3.3% 감소해 법 제정 전인 1998∼2007년 연평균 2.6%의 감소율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손태홍 연구위원은 “추가적인 제도나 법률의 운용도 필요하지만 안전관리 고도화를 위한 기업의 투자와 현장 인력의 안전수칙 준수 등도 동반돼야 안전한 건설산업의 근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