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최종보고서 요구한 檢 과거사위…"기간 연장하라" 일부위원 반발

by노희준 기자
2018.12.18 16:43:10

과거사위 "진상조사단에 26일 최종 보고해달라"
일부 조사위원 "비현실적"...이르면 19일 기자회견
"부실 보고서로 면죄부 줄 수 없다" 반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지난 3월 6일 정부과천종합청사 내 법무부에서 첫 연선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검찰의 과거 인권 침해나 검찰권 남용 등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가 오는 26일 실무조사를 맡은 진상조사단에서 최종 보고를 받기로 했다. 연말로 종료되는 활동 기간 연장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전달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진상조사단은 일부 위원들이 이르면 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 연장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과거사위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조사단 선정 사건의 실무조사를 맡은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에 오는 26일 마지막 회의일에 조사대상 사건의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진상조사단 한 관계자는 “과거사위로부터 26일 회의가 마지막이고 이날까지 최종 보고서를 한꺼번에 제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사위가 선정한 본조사 대상 15개 가운데 최종권고안까지 낸 사건은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김근태 의원 고문은폐 사건 △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등 4개뿐이다. 나머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사건 등 11개 사건은 현재 진상조사단이 조사 중이다.



하지만 조사위원들은 김 전 차관 사건 등 일부 사건은 26일까지 제대로 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요구”라며 “보고서 품질을 지키기 어렵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 사건의 피해자 및 시민단체 등이 부실 수사와 2차 가해 주장을 하자 지난달 12일 김 전 차관 사건의 재배당을 추진했다. 이후 진상조사단은 조사8팀을 새로 꾸려 이 사건을 넘겼다. 특히 일부 위원들은 과거사위 목적이 과거 검찰의 인권 침해와 검찰권 남용사례를 조사하기 위한 것인 만큼 촉박한 시간에 쫓긴 부실 조사로 과거 검찰에 면죄부를 주는 역할은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건설업자 윤모씨로부터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향응과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지만 과거 두차례 검찰 조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에 일부 비검찰 외부 진상조사단 위원들이 이르면 19일쯤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기간 연장 문제 등을 제기할 예정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과거사위가 공식적으로 활동기간을 연말로 못 박아 놓고 현재까지 연장에 대해 의논이나 얘기조차 없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과거사위는 올해 연말로 활동기간이 끝난다. 과거사위는 애초 법무부 훈령에 따라 진상조사단 활동이 시작된 지난 2월 6일부터 6개월간을 활동기간으로 했다. 하지만 여러 사건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지난 7월 3개월 범위 내에서 의원회 의결을 거쳐 1회에 한해 활동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법무부 훈령에 따라 활동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이후 지난 10월에 다시 활동기한 연장 회수를 1회에서 2회로 늘릴 수 있도록 훈령을 개정한 뒤 올해 12월말까지로 활동기간을 정했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과거사위 활동 기간 연장 문제 논의 여부와 입장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회의 내용은 공개하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사위 활동을 지원해온 법무부 관계자도 “결정된 게 없다”며 “그 이상은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