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마다 대중과 직접 소통…설득하는 李대통령, 통보하는 트럼프
by김유성 기자
2026.02.02 15:15:00
李대통령 '엑스' 글, 최근들어 급증 추세
정책 홍보에서 본인 의견·비평 늘어
SNS에 진심이라는 점에서 트럼프와 닮아
공론화 위한 李 '통로'라는 점에서는 달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 홍보 창구였던 SNS는 지난달부터 대통령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플랫폼이 됐다. 이 대통령은 설탕 부담금, 부동산 정책, 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본인의 목소리를 직접 내고 있다.
SNS에 올라가는 메시지 수도 증가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SNS를 남발하듯 사용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크게 ‘공식 보도용’과 ‘사적 공지용’으로 나뉜다. 보도를 전제로 한 메시지는 주로 페이스북과 엑스(X, 구 트위터)에 올라오며,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공지된다. ‘사적 공지용’ 메시지는 많은 경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다.
이 중 페이스북이 좀 더 공식 보도용으로 많이 쓰인다. 한미관세협상 결과를 알리거나 타운홀미팅 참석자를 모집하는 용도 등이다.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에 대한 애도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엑스는 페이스북과 함께 공식 보도용 플랫폼으로 쓰이지만, 최근 들어 이 대통령의 직접 소통 창구가 되어 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부터 본인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기사를 올리거나 논평을 하는 등 페이스북보다는 엑스를 더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 | 청와대 대변인실이 기자단에 공지한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 플랫폼 글 수. (자체 추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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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 속에 보도용으로 공지되는 엑스 글이 늘어나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실을 통해 공지된 엑스 글 수만 해도 지난 1월 한 달간 33개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임기 시작 이후 최대치다. 청와대 대변인실이 공지하지 않은 글이나 리트윗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엑스에 올라오는 글의 성격도 바뀌었다. 지난해 7~9월에는 외교 정책에 대한 메시지가 많았다. 연말에는 축전이나 새해 인사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1월에는 이 대통령이 작심한 듯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공연 숙박료 바가지 엄단 혹은 설탕 부담금 제안 등이 그 예다. 지난 1월 29일 부동산 정책 발표 후로는 이 대통령이 직접 비평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입법 속도가 늦다는 것에 대통령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의 소통 의지로 봐달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1.29 부동산 대책 후 대통령의 초조함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부정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말을 많이 하면 허점이 생긴다”면서 “SNS 남용도 못지 않게 독이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빗대면서 ‘호통치냐’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봤다. 기존 언론 매체에 대한 불신이 크고 직접 소통을 선호한다는 점에서도 닮은 꼴이라는 평이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전문 자문가인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SNS는 대중과 직접 연결되는 가장 빠른 통로”라면서 “두 사람 모두 SNS로 의제를 선점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감정과 상식의 언어로 (대중들의) 인식을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두 대통령의 SNS 활용에 있어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박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정책이나 외교, 인사의 즉각적인 결정 도구로 사용하는 반면 이 대통령은 ‘정책 이후의 정당화’, 혹은 설득의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내는 메시지의 양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한 해에만 약 6000건의 메시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정 사안을 놓고는 수십 건의 메시지를 낸다. 1월 5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을 때 1시간 동안 80여 건의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달 28일 미네소타주에서 시민들과 이민당국의 갈등이 빚어졌을 때는 50여 건이었다. 이 중 일부는 사실과 달라 논란을 빚었다.
반면 이 대통령의 SNS는 ‘정당성 설계 공간’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미 검토된 정책에 대한 여론 동향을 알기 위한 목적, 혹은 공론화 과정을 위한 수단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