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챗GPT보다 낫지” KT, 비장의 무기 '한국적AI' 비결은
by윤정훈 기자
2025.03.27 15:54:27
KT, 교과서·신문 등 다량 한국어 데이터 학습
챗GPT-4o 기반, 미드 트레이닝 통해 성능 10~15% 향상
팔란티어와 협업해 데이터 활용도 극대화
“금융·제조·공공 분야 AX 전환 앞장설 것”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KT(030200)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만든 ‘한국적 인공지능(AI)’을 올해 2분기 내에 선뵈겠다고 밝혔다. KT는 한국어 정보를 전문적으로 학습한 AI를 앞세워 국내 산업계의 AX(인공지능 전환)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 KT AI Lead 김훈동 상무가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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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AI 리드(상무)는 27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기성 AI모델은 미국 중심 데이터 기반이라 한국어 이해도와 정서 반영이 부족하다”며 “KT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급 튜닝을 통해 한국 교과서 텍스트를 다 합친것보다 수십배 이상을 학습시켰고, 60년치 기사를 넣었기 때문에 챗GPT보다 한국말을 훨씬 잘한다”고 강조했다.
KT가 MS와 손잡고 만들고 있는 한국적 AI는 오픈AI의 GPT-4o 기반 모델에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시켜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김 리드는 “기업들이 일반적인 LLM(대형언어모델)에서 제공하는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단순하게 파인튜닝하면 3~4%밖에 정확도를 올릴 수 없다”며 “저희는 한국과 특정 산업에 대해 ‘미드 트레이닝(중기 학습)’된 모델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부 영역에서 챗GPT보다 10~15% 이상 똑똑하다”고 설명했다.
KT는 중기 학습 과정을 용이하기 위해서 글로벌 기업 팔란티어와도 협업을 맺었다. 팔란티어 파운드리 플랫폼을 활용해 단순 데이터를 AI모델과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 리드는 “단순하게 지식을 읽어주는 것만으로 AI는 똑똑해질 수 없다”며 “금융 산업을 예로 들면 개인의 신용점수 흐름, 수익의 흐름 등 다양한 수치를 로직과 결합해야 구동되는데 이 분야는 팔란티어가 가장 잘한다”고 팔란티어와 협업을 소개했다.
| KT가 만든 한국적AI 기반의 은행 대출 AI가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을 시연중이다(사진=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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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 한국적AI를 활용해 금융권과 진행한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은행 직원들이 대출 업무를 할때 복잡한 프로세스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AI를 만든 사례다.
김 리드는 “고객이 중간에 말을 끊고, 내용을 수정해도 AI가 이를 알아듣는다”며 “한 번에 여러 정보를 언급할 뿐 아니라 순서가 뒤죽박죽이 돼도 인간 상담사처럼 이해해서 과거 챗봇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KT는 이런 한국적 AI를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에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KT SPC(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도 함께 출시한다. KT SPC는 KT가 MS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데이터 주권을 지키면서 이용할 수 있는 한국적 소버린 클라우드다.
KT SPC는 기밀 컴퓨팅이라는 하드웨어 기반의 메모리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서 메모리 덤프가 유출되더라도 복호화를 불가능하도록 했다. 키는 고객만이 접근할 수 있는 ‘관리형 HSM(하드웨어 보안 모듈)’ 등을 활용해 고객이 데이터의 모든 단계에서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강 상무는 “현재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는 글로벌 CSP(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3사가 전체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국내 사업자는 15% 정도로 구성돼 있다”며 “보안을 강화한 KT SPC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 위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 서비스를 적용해서 이들 서비스를 사용할 때도 데이터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